통신 넘어 `UAM·자율차`로… 정부, `중대역` 주파수 광대역화

김나인 2024. 1. 3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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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스펙트럼 플랜 토론회서
신산업 서비스 고도화 전략발표
하준홍 과기정통부 과장이 발표하고 있다. 김나인 기자
참가자들이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안)' 공개토론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김나인 기자

정부가 산업의 '파이프라인' 기능을 하는 주파수 활용 범위를 통신뿐 아니라 전 분야로 넓히기 위해 주파수 공급방식을 개편한다. 가장 활용도가 높아 '5G 황금 주파수'로 꼽히는 중대역(1~6㎓) 주파수는 광대역화를 추진한다. 주파수 이용 효율을 높이고 '적기·적량' 공급을 추진해 UAM(도심항공교통),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의 길을 열어주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적용 방안 등을 연구해 연내 시범 적용 후 확대 적용을 검토한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5G 3.7~3.72㎓ 대역 20㎒폭 추가 할당 여부는 연구반을 가동해 방향을 공개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차세대 주파수 공급계획인 '디지털 스펙트럼 플랜(안)'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2019년 이후 약 5년 만에 발표하는 계획이다. △이동통신 주파수 핵심 자원화 △ 디지털 신산업 성장지원 △ 공공 무선망 고도화 △ 주파수 이용 체계 혁신 등 네 가지 전략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하준홍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미래 산업에 대비해 그동안 이동통신 상용 전국망으로만 사용했던 주파수를 디지털 신산업용으로 공급할 방침"이라며 "UAM, 위성통신, 무선충전 등 서비스 고도화에 필요한 주파수를 적기에 적량 공급해 신산업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중대역에서 통신시장 경쟁환경 등을 고려해 시장 수요에 적시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할당 조건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수요 친화적인 주파수 이용체계가 작동하도록 간이허가체계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주파수 공급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해 신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하겠다는 것. 가령 UAM의 경우 약 30㎞ 거리에서 기지국 20여개를 구축하는 실증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 UAM 실험·실증을 위해 기존 항공통신용 6㎒ 폭과 5G용 30㎒ 폭 실험국 주파수 공급을 추진한다. 위성통신 활성화를 위해서는 주파수 공급뿐 아니라 민·관·군 'K-LEO 통신 얼라이언스(가칭)'를 연내부터 가동한다.

업계의 관심이 높은 5G 주파수 3.7~3.72㎓ 대역 추가 할당 여부는 이날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다만, 연구반 검토가 상당 부분 이뤄진 만큼 구체적인 방향을 신속하게 내놓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2022년 5G 품질 제고와 투자 활성화를 근거로 5G 주파수 3.7~3.72㎓ 대역 20㎒ 폭 추가 할당을 요구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3월 5G 3.7㎓ 인접 대역 주파수에 대해서 "할당을 받으면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 과장은 "3.7㎓ 대역을 20㎒ 폭으로 (쪼개)할당할지, 300㎒ 폭으로 할당할지 검토하는 단계로, 현재 접점을 찾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주파수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지 다양한 경우의 수를 두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한 주파수 활용 시 기지국 의무 구축 등 외에 다양한 할당 조건을 부여할 계획이다. 하 과장은 "시장 수요 등을 고려해 기존보다 다양한 할당 조건을 쓸 수 있다"며 "광대역 주파수를 이용할 때 부가적인 조건을 부여하는 식"이라고 밝혔다.

제4 이통에 도전하는 사업자가 요구한 2.3㎓ 주파수 할당에 대해서는 "신규 사업자에게 주파수 대역을 할당해 날개를 달 수 있다면 공급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해 추가 공급 가능성을 열었다.

6G 시대를 대비해 1㎓ 이하 저대역부터 서브테라헤르츠까지 주파수 발굴도 추진한다. ITU(국제전기통합)는 우리나라가 제안한 △4.4~4.8㎓(일부) △7.125~8.4㎓(일부) △14.8~15.35㎓ 등 총 2.2㎓ 대역폭에 대해 2027년까지 6G 주파수 발굴 연구를 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에 할당한 700㎒ 대역과 이용기간 종료를 앞둔 800㎒, 1.8㎓, 2.1㎓ 대역도 적정 재할당 범위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UWB(무선 정밀측위), 의료용, 대형 전기차 무선충전 관련 등 산업, 생활과 밀접한 주파수 이용방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진기 항공대학교 교수는 "그동안 이동통신용으로만 활용하던 주파수를 전산업에 확산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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