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13년전 승부차기 소환한 손흥민 "키커 안나선 박지성 원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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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의 첫 고비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웃으며 끝낸 손흥민(토트넘)은 이렇게 말했다.
같은 카타르 땅에서 13년 뒤 열린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손흥민은 당당히 승부차기 첫 키커로 나서서 사우디아라비아 골망을 흔들었다.
사우디전 다음 날인 31일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가진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첫 키커로 나서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박지성을 '소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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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워낙 좋아 웃으면서 얘기 나눠…난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도하=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우스갯소리지만, 아직도 (박)지성이 형을 되게 많이 원망하고 있습니다. 하하"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의 첫 고비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웃으며 끝낸 손흥민(토트넘)은 이렇게 말했다.
손흥민이 소환한 '추억'은 13년 전 열린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이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 준결승에서 격돌했다. 연장전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를 하게 됐다.
그런데 승부차기 키커로 '캡틴' 박지성(현 전북 현대 디렉터) 등 베테랑들이 나서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이 키커로 나섰는데, 구자철(제주), 이용래(대구), 홍정호(전북) 등이 차례로 실축해 결국 결승행을 이루지 못했다.
같은 카타르 땅에서 13년 뒤 열린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손흥민은 당당히 승부차기 첫 키커로 나서서 사우디아라비아 골망을 흔들었다.
사우디전 다음 날인 31일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가진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손흥민은 '첫 키커로 나서는 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박지성을 '소환'했다.
손흥민은 "아직도 지성이 형과 관계가 워낙 좋으니까 웃으면서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다"면서 "(나는) 그런 후회를 조금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가장 중요한 건 첫 번째나 마지막 키커"라면서 "그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싶었다. 감독님이 첫 번째 키커를 하라고 해서 아무 거부감 없이 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승부차기 뒤 골키퍼 조현우(울산)에게 가 힘을 북돋웠다. 조현우는 상대 슛을 2개나 막아내며 클린스만호에 8강행 티켓을 안겼다.
손흥민은 "현우 형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주고 싶었다. 우리는 차야 하는 입장이고, 현우 형은 막아야 하는 입장인데, 차는 사람의 입장에서 현우 형이 좀 막아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사우디의 패배가 확정되기까지 4명의 키커가 모두 승부차기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키커로 나선 후배들에게 '야유, 경기장 분위기 등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 공과 차고자 하는 방향만 신경 써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손흥민은 "선수들이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승부차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줘서 자랑스럽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의 8강전 상대는 '사커루' 호주다.
한국은 2015년 호주 대회 결승에서 호주와 연장 접전 끝에 1-2로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 결승에서 손흥민은 1-1 동점골을 책임졌으나 결국 아쉬움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손흥민은 "2015년에 상당히 마음이 아팠다. 그런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 중요한 경기인 만큼 잘 회복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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