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공영’으로 갈등·증오 넘어서자 [창간35-시대정신 2024]

유태영 2024. 1. 3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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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하는 저출생·고령화, 급변하는 대외 환경과 저성장 고착화 등으로 2중·3중의 위기를 맞고 있는 2024년 한국 사회에 필요한 시대정신으로 오피니언 리더들은 '공생공영(共生共榮)'을 제시했다.

한국이 선진국 문턱을 넘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미래 먹거리 발굴, 기득권 혁파,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 구축 등 사회 전 분야에서 과감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오피니언 리더들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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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원로 등 102명 심층 설문
공존 통해 위기극복 한목소리
심화하는 저출생·고령화, 급변하는 대외 환경과 저성장 고착화 등으로 2중·3중의 위기를 맞고 있는 2024년 한국 사회에 필요한 시대정신으로 오피니언 리더들은 ‘공생공영(共生共榮)’을 제시했다.
얼어붙은 한반도에 ‘뉴스의 온기’ 전하겠습니다 31일 강원 양구군 파로호 상류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습지 ‘한반도섬’이 한파로 꽁꽁 얼어붙어 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냉각된 남북관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하다. 한반도에 ‘공생(共生)·공영(共榮)·공의(共義)’의 훈풍이 불어와 신통일세계가 펼쳐지길 기원한다. 세계일보 창간 35주년을 맞아 파로호에 조성된 한반도섬을 드론으로 포착했다. 양구=남정탁 기자
세계일보가 1일 창간 35주년을 맞아 김형오·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 각계 원로와 지도자, 전문가 102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2명이 ‘공생’에 해당하는 가치를 언급했다. 공존, 통합, 화합, 포용, 상생 등 다양한 표현이 등장했지만, 한국이 대내외적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려면 지역·세대·남녀·이념 간 갈등과 증오, 반목을 딛고 국민적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었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제정세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 사회는 눈앞의 개인적·집단적 이익에만 몰두하는 퇴행적 분위기가 심화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공생의 가치관을 세우고 질서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만 그나마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대정신에 관한 답변에는 갈등, 성장, 변화, 혁신, 미래, 가치, 지속, 공존, 통합 등 단어가 주로 언급됐다. 워드클라우드 엠포스 데이터전략실 제공
구자열 무역협회장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발전을 이끌어 온 핵심 원동력이자 위기 극복의 DNA는 공존 의식”이라며 “올해는 공존·공영, 즉 함께 번영하기 위해 서로 연대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34명은 ‘혁신’을 시대정신으로 거론했다. 대전환, 기업가정신, 지속가능성 확보 등 응답도 혁신의 테두리 안에 묶을 수 있었다. 한국이 선진국 문턱을 넘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미래 먹거리 발굴, 기득권 혁파,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 구축 등 사회 전 분야에서 과감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오피니언 리더들은 강조했다.

이 역시 기성세대와 미래세대가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주문으로, 공생·공영과 맥이 닿았다.
서울 중구의 한 횡단보도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기업분석 전문업체 CXO연구소의 오일선 소장은 시대정신으로 ‘탈피(脫皮)’를 제시하며 “탈피를 하는 모든 생물은 허물을 벗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는데, 이는 국가나 사회, 개인도 마찬가지”라며 “기존 의식과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옷으로 얼마나 잘 갈아입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 향후 몇 년간의 성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7명이 책임·희생·평화 등 ‘가치의 재정립’을, 6명이 ‘민주주의’의 회복을 언급했다. 응답자 102명 중 89명이 공생·공영과 공의를 올해 시대정신으로 꼽은 것이다.
올해 한국 사회가 맞이할 위협과 도전으로 ‘인구절벽 위기’와 ‘국제정세 불확실성’, ‘경기 침체’를 많이 꼽았다. 워드클라우드 엠포스 데이터전략실 제공
한국 사회의 위협과 도전으로는 대내적으로 ‘인구절벽 위기’(31명)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저출생·고령화는 따지고 보면 한국 사회가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며, 노동인구의 감소는 결국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다는 이유에서다. 다음으로는 ‘갈등·반목’(16명), ‘후진적 정치’(8명), ‘양극화’(6명)가 거론됐다.
한국 사회 각 분야 원로·지도자·전문가들이 제시한 위기 해결책은 정책, 정치, 정부, 국가, 외교, 혁신, 경제 등 순서로 빈도가 높았다. 워드클라우드 엠포스 데이터전략실 제공
대외적으로는 두 개의 전쟁과 각국 선거로 대표되는 ‘국제정세 불확실성’(26명), 고물가·고금리·고유가 등 ‘경기침체’(15명), 신냉전 구도 강화 등에서 비롯된 ‘남북관계 위기’(14명)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각양각색의 응답이 나온 해결책 중에서는 장기적 시야에서 근본적이고 과감한 개혁을 주도할 수 있는 리더십, 분열된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지도력에 대한 요구가 주로 제시됐다.

유태영 기자·편집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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