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도하] "2011년 지성이형처럼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캡틴 손흥민이 밝힌 승부차기 '1번 키커' 사연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최병진 기자]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승부차기에서 레전드 박지성을 언급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7시(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혈투였다. 두 팀의 경기는 1-1로 90분이 끝났고 연장전까지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한국이 4-2로 승리하며 8강에 올랐다.
선수단은 31일 오전 11시에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닝 센터에서 회복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 전 손흥민은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손흥민은 말레이시아전이 끝난 후 “미디어나 팬들이 선수들을 보호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에 대해 “지금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는 과정에서 서포트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응원이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뛸 수 있는 원동력이다. 어제가 좋은 예시다. 힘든 상황 속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팬분들을 웃게 해드리려고 한다. 평가는 감독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대회가 끝나고 해 주셨으면 좋겠다. 어제는 특히 힘든 시간을 보낸 선수들이 좋은 역할을 해줘서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사우디전 승리의 의미에 대해 “선수단이 단단하게 뭉칠 수 있는 계기다. 기자분들이나 한국에서 응원을 보내주시는 밴들 모두 느끼셨을 것 같다. 저희가 조금 더 가까워지고 단단해지고,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지만 너무 젖어 있지 않고 오늘부터는 또 바로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사우디전에서 1번 키커로 나서며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그러면서 2011년 아시안컵을 언급했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당시 어린 축에 속하던 구자철, 이용래, 홍정호가 모두 실축하면서 패했다. 이후 대표팀 주장이던 박지성은 “그때 승부차기에 나서지 않을 걸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우스갯소리로 지성이형을 되게 많이 원망하고 있다(웃음). 지성이형이랑 워낙 관계가 좋아서 지금은 웃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같은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 첫 번째와 마지막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싶었고 감독님도 가장 먼저 킥을 하라고 하셔서 거부감 없이 찰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승부차기 킥에 대해서는 “연습의 결과다. 매번 훈련 뒤에 남아서 연습을 하고 흔들리지 않으려 한다. 선수들에게도 공과 내가 차고 싶은 방향만 생각하라고 이야기를 해준다. 분위기도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선수들이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승부차기에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줘 자랑스럽다”고 했다.
손흥민은 승부차기 성공 후 조현우와 포옹을 했다. 손흥민은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고 힘을 주고 싶었다. 우리는 차는 입장이고 현우형은 막는 입장이다. 차는 입장에서 현우형이 잘 막아주길 바라고 있었는데 8강에 보내줘서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한국의 8강 상대는 호주다. 손흥민은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호주도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는데 축구는 항상 또 이변이 발생한다. 2015년 얘기를 하기는 그렇지만 그때 상당히 마음이 아팠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잘 회복해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심판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항상 공정한 판정을 원하는데 심판도 사람이라 실수가 나온다. 감독님께서도 선수들에게 먼저 매너 있게 행동하면 심판들도 우리를 존중할 거라고 하셨다. 또 제가 주장으로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을 잘 지키면서 소통하고 있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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