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더 기회를”…기업인 3500명 국회 집결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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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전국의 건설업계, 소상공인, 중소기업인 등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으로 대거 집결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국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2년 유예하는 법안이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마지막 호소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중소기업 17개 단체가 한꺼번에 모여 우리의 어려움을 호소한 것은 62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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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노동계 “개악 협상 나선 정치권에 참담함”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국회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전국의 건설업계, 소상공인, 중소기업인 등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으로 대거 집결했다. 지난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된 중대재해처벌법을 1년 유예해 달라는 이유에서다.
31일 중소기업중앙회 등 17개 단체에서 모인 기업인 3500명(주최 측 추산)은 국회 본관 앞에서 중대재해법 유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내달 1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중대재해법 유예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국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을 2년 유예하는 법안이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마지막 호소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중소기업 17개 단체가 한꺼번에 모여 우리의 어려움을 호소한 것은 62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2021년 공포된 중대재해법은 지난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됐다. 중소기업들은 소규모 사업장이 중대재해법을 대비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고 입을 모았다.
발언자로 나선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83만여 개의 중소 사업장은 만성적인 인력난과 자금난으로 중대재해법 시행을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안전 관리 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사업장이 개선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정부 차원의 재해 예방 컨설팅도 미비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재작년 1월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 컨설팅을 지원했고, 지난해 5월부터 중소기업에 컨설팅 신청을 받았다. 식품 포장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최봉규씨는 "(중처법에 대비하기 위해) 민간 기관의 컨설팅도 알아봤지만 비용 문제로 엄두를 못 냈다"고 말했다.
또 수도권 외 지방 소재 하청업체는 안전 인력을 고용할 만한 절대적인 예산이 부족하다고 했다. 장세현 대한전문건설협회 철근·콘크리트공사협의회 회장은 "근로자 안전과 사고 감축 등 건설 현장의 중대재해 예방에 절실함을 깊게 공감한다"면서도 "법에서 요구하는 안전관리 수준을 충족하려면 안전 관리 책임자 등을 반드시 채용해야 하는데 영세한 업체는 전문 인력 고용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자금난을 호소했다.
중대재해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이거나 △동일한 유해요인의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 3명 발생한 산업재해를 말한다. 안전의무를 다하지 못해 중대재해가 발생했다면 사업주는 종사자가 사망한 경우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이하 벌금을 받고, 민법상 손해배상액의 최대 5배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
한편 이날 국회 본관 앞에서는 민주노총과 정의당 등이 중대재해법의 유예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는 "이미 시행 중인 법에 대한 개악 협상에 나선 정치권 행태에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며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죽어도 된다는 말인가"라고 물었다. 이 자리에는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목숨을 잃은 故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도 함께 했다.
정부와 여당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법을 2년 더 유예하려고 했지만, 지난 25일 국회에서 법 개정이 무산됐다. 여당은 추가 유예 기간을 2년에서 1년 줄인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야당과 협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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