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합병 심사 日 문턱 넘어…EU는 곧, 미국은 언제?

김희원 2024. 1. 3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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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가 일본에서 통과됐다.

대한항공은 "일본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우면서 '동북아 허브 공항' 지위를 두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번 기업결합 승인의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 일본의 승인이 미국과 EU의 승인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U와 미국에서도 기업결합 심사가 통과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작업은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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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국 日도 승인…7개 노선 슬롯 일부 양도
EU도 이르면 이달 승인 발표…“미국만 남았다”
미주 슬롯 양도 불가피…美항공사에 줄 수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가 일본에서 통과됐다. 승인이 필요한 14개국 중 12개국에서 마무리됐다. 이제 최종 합병까지 유럽연합(EU)과 미국만이 남은 가운데 EU는 곧 승인 결정을 발표할 전망이다.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 모습. 인천공항=연합뉴스
대한항공은 31일 일본 경쟁당국인 공정취인위원회(JFTC)로부터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 승인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일본 경쟁당국에 설명자료를 제출하고 경제분석 및 시장조사를 진행해 같은 해 8월 신고서 초안을 냈다. 이후 2년여에 걸쳐 폭넓은 시정조치를 사전 협의해온 바 있다.

협의 과정에서 일본 경쟁당국은 양사 합병에 따라 각 사의 자회사인 진에어(대한항공),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아시아나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 3사가 결합해 ‘통합 LCC’가 탄생할 경우 한일 일부 노선에서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 경쟁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결합 대상인 LCC들의 운항이 겹치는 한일 여객 노선 12개 가운데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7개 노선에 대해서는 국내 LCC를 비롯한 대체 항공사들이 요청할 경우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을 일부 양도하기로 일본 경쟁당국과 협의했다.

대한항공은 “일본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우면서 ‘동북아 허브 공항’ 지위를 두고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이번 기업결합 승인의 의미가 크다”면서 “이번 일본의 승인이 미국과 EU의 승인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2021년 1월 14개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튀르키예(2021년 2월), 대만·태국·필리핀(2021년 5월), 말레이시아(2021년 9월), 베트남(2021년 11월), 한국·싱가포르(2022년 2월), 호주(2022년 9월), 중국(2022년 12월), 영국(2023년 3월), 일본(2024년 1월) 등 12개국이 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마쳤다.

이제 남은 곳은 EU와 미국 뿐이다.

당초 최대 고비로 여겨졌던 EU는 전망이 밝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할 방침이다. 공식 발표는 이르면 이달 말, 혹은 다음 달로 전망된다. 

EU가 두 항공사 합병을 승인하려는 것은 대한항공이 EU 집행위에 아시아나의 화물사업 부문 매각, 유럽 4개 도시 노선의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반납 등 시정 조치안을 제출한 데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설명했다.

문제는 미국이다. 현재 미국 법무부(DOJ)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 중인 한국과 미주 노선간 독점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노선 이관 등 조치가 불가피하다. 대한항공이 보유 기재와 조종사, 승무원을 에어프레이미아에 넘기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에어프레미아는 중장거리 노선 전문 국내 LCC로 대형기 5대를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와 뉴욕 노선을 운영 중이다.

다만 에어프레미아가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 슬롯을 받더라도 독점 우려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할 경우 미국 측에서 자국 항공사로 분배를 요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EU와 미국에서도 기업결합 심사가 통과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작업은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리적 결합은 이르면 올해 안에 가능하고, 양사 직원 재배치 등 화학적 결합은 빠르면 1~2년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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