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리포트] 챗GPT로 쓴 문장 표절 잡아내···日 이어 中 진출

김성태 기자 2024. 1. 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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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무하유 대표
디텍트GPT 솔루션 국내 첫 출시
표절 판정 정확도 95%에 달하는
1163만명 이용 카피킬러에 탑재
내년 코스닥 상장·M&A 준비도
카피킬러 4년제大 96%가 사용
평가 자동화 서비스 개발 나서
신동호 무하유 대표가 최근 서울 성동구 사옥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무하유
[서울경제]

“평가형 인공지능(AI)으로 건강한 AI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신동호(사진) 무하유 대표는 최근 서울 성동구 사옥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하유는 ‘GPT킬러’로 생성형 AI를 대응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할루시네이션(환각) 문제나 유효성 문제 등을 극복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1년 설립된 무하유는 지난해 6월 생성형 AI인 챗GPT로 작성한 문장을 찾아내는 ‘GPT킬러’를 출시했다. 정확도가 95% 이상인 GPT킬러는 문장 속 단어와 어순 관계를 추적해 맥락과 의미를 학습하는 AI 모델인 트랜스포머를 기반으로 한다. 한국어 자연어 이해모델을 배운 GPT킬러는 문서를 문단 단위로 나눠 챗GPT 작성 확률을 분석한다. GPT킬러는 ‘카피킬러’ 등에 탑재돼 활용되고 있다. 신 대표는 “챗GPT 열풍 이후 카피킬러 고객사에서 생성형 AI 작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느냐는 문의가 쇄도하기 시작해 ‘GPT킬러’를 만들었다”며 “생성형 AI 관련 사업에 사운을 걸었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 ‘바드’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기반의 ‘클로바X’ 등도 감지하도록 GPT킬러를 개선할 계획"이라며 "자기소개서와 과제, 논문 등에 최적화되어 있는 GPT킬러를 보다 다양한 문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무하유는 14년 가까이 AI 기반의 논문 표절 검사 서비스인 카피킬러를 운영하며 고도화한 독자적인 자연어 이해(NLU)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최초의 '디텍트GPT' 솔루션을 내놓았다. 2011년 출시된 카피킬러는 AI 기술을 활용해 표절·출처 미표기·중복 게재 등을 빠르게 검토해주는 솔루션이다. 100억 건 규모의 인터넷 공개 콘텐츠, 2억 3400만 건 규모의 문서 데이터를 비교해 표절 여부를 판단한다. 카피킬러의 누적 이용자 수는 1163만 명에 달한다. 일반 이용자들은 논문이나 보고서 등을 제출하기 전에 카피킬러로 자가점검한다. 국내 4년제 대학 96%가 카피킬러를 이용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서울특별시·한국은행·한국전력공사 등 기업과 공공기관도 카피킬러를 이용하고 있다. 현재 카피킬러를 사용하는 고객사 수는 3500곳에 이른다.

카피킬러는 기업 고객에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공급되고 있다. 하루 평균 22만 건 상당의 문서의 표절 여부를 분석한다. 신 대표는 “전세계 표절 검사 서비스는 카피킬러와 ‘턴잇인’만 남은 상황”이라며 “과탐지·미탐지율을 최소화하는데 공을 들여 고객을 만족시켜 국내에서는 턴잇인을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하유는 2018년 채용 시장에도 진출했다. 기업 채용 과정에 AI를 도입해 전형을 자동화해준다. 기업간거래(B2B) 서비스 '프리즘'은 직무와 적합한 인재는 선별해 AI 심층면접 질문을 제공하고 자동 마스킹(숨김 처리), 표절, 감점 등 기능도 제공한다. GPT킬러도 프리즘에 적용됐다. 프리즘의 대표 고객사는 KB국민은행, LG전자, 롯데, GS칼텍스, 농협, 이마트, 신세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부동산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자 등이다. 매년 120만 건 넘는 자기소개서가 프리즘을 통해 분석되고 있다.

무하유는 대화형 AI 면접 서비스인 '몬스터’도 선보였다. 몬스터는 21만개 이상의 면접 질문으로 사전 학습된 AI를 기반으로 지원자별로 적합한 면접 질문을 제공한다. 정확도 94%의 면접 특화 STT(Speech-to-Text)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파악한 답변 내용을 바탕으로 매끄럽게 꼬리질문을 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한국정보기술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범진해운 등 기업·기관들이 몬스터를 활용하고 있다. 프리즘과 몬스터의 지난해 말 기준 고객사 수는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무하유는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0년 6월 일본에 표절 검사 서비스 ‘카피모니터’를 출시했다. 일본 내 70여 개 대학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카피킬러 차이나’를 통해 중국어 및 영어 논문에 대한 표절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과탐지 방지를 지원하는 기능 등도 포함한다. 다중 파일 첨부 기능을 제공해 많은 문서를 일괄적으로 올린 뒤 문서끼리 비교할 수 있다. 중국 현지 서비스가 지원하지 않는 기능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중국 웹소설 업계에서도 카피킬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신 대표는 “중국은 기업소비자간거래(B2C)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일본과 중국에서 확실한 성과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무하유는 ‘평가 자동화 서비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AI를 활용한 글쓰기가 보편화되면 교수와 인사담당자 등이 글을 읽고 평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표현의 구체성 평가’와 ‘언어적 표현력 평가’, ‘유효성 검사’ 등을 포함한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을 목표로 코스닥 상장도 추진한다. 지난해 11월 프리IPO(상장 전 자금조달) 투자 라운드에서 150억 원을 유치했다. 기업 설립 후 첫 외부 투자 유치다. DSC인베스트먼트와 데브시스터즈벤처스, 스틱벤처스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상장 준비를 위해 최근 이의로 전 루나소프트 부대표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이 CFO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벤처투자, 루나소프트 등을 거친 재무 전문가다. 신 대표는 “영입한 CFO와 상장 준비를 철저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하유는 투자금을 기반으로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개발자 전 직군에 걸쳐 대규모 채용을 진행 중이다. 신 대표는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기업을 찾고 있다”며 “인재를 확보하며 체급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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