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상속세 폭탄에 현대차 ‘날벼락’…“차라리 폐업” 협력사 급증
현대차에는 비상이 걸렸다. A사뿐 아니라 작년 하반기부터 M&A 시장에는 자동차 부품업체 매물이 다수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다. 부품 수만개를 조립해 하나의 제품을 완성하는 자동차 기업은 부품 단 하나의 수급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생산라인을 아예 멈춰 세워야해 다른 산업보다 공급망 관리가 핵심적이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부품 협력사의 지분구조와 승계상황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강제적인 조사는 아니지만 현대차 자체적으로 기업 공시 등을 참고해 대략적인 경영 상황을 파악하는 차원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업의 지분관계, 투자·생산 현황 등이 조사 대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협력업계를 중심으로 공급망 관리를 하는 것은 일상적인 경영활동이지만, 지분관계부터 경영상황까지 더욱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행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과도한 상속세부터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까지 경영을 옥죄는 규제가 매해 늘어나는 상황에서 협력업체들이 매물로 쏟아지면서 현대차 공급망 관리에 비상이 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중견·중소기업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실적이 좋을 때 더 비싼 값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결과라고 해석한다.
현대차의 조사는 핵심부품을 조달받는 주요 협력사의 경영상황을 미리 파악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공급망 문제에 적극 대비하겠다는 차원이다. 협력업체 경영에 큰 변화가 있을 상황을 미리 대비해 이원화 대체제를 발굴하거나 기술 내재화를 비롯한 대비책을 만들어두겠다는 것이 골자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3위에 올라선 현대차그룹이 가혹해진 국내 경영 환경을 엄중하게 보고 더욱 적극적인 공급망 관리에 나선 행보”라고 풀이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1차부터 3차 이하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구조로 현대차는 수백개 이상의 협력사로부터 수만개의 부품을 공급받는다.
한 자동차 부품사 대표는 “이원화가 불가능한 핵심 부품일 경우 외국계 사모펀드로 대주주가 바뀌며 단가를 높이려는 경우도 있다”면서 “자동차 뿌리기업 역할을 하는 중소·중견업계에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며 대기업 입장에선 공급망 관리에 더 예민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자동차 부품사 오너경영인은 “미국에서 유학한 오너가 3·4세들은 과거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공장 잠바를 입고 기름 냄새나는 공장으로 출근하길 거부한다”라면서 “회사 매각이나 투자를 비롯한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버는데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이 최근 추세”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협력사 경영승계 조사에 나선 것도 최근 다수의 협력사가 회사를 매물로 내놓거나 대주주 변동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이때문에 한국 수출을 지탱하는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리스크가 결국 한국 사회의 후진적 제도와 시스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처벌 중심의 중대재해처벌법부터 경직된 근로시간 준수, 노란봉투법, 화학물질등록평가법, 화학물질관리법까지 과도한 규제가 ‘기업 엑소더스’를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로의 전환 등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 회사 내적으로도 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제도까지 과거에 머물러있거나 오히려 반기업적으로 바뀌어 완성차 업체 협력사로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황용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은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노조법 개정안과 같이 기업 부담이 큰 법안이 주로 논의돼 국내 경영환경이 악화됐다”며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법인·상속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고 노동 유연성을 강화해 노사간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등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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