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낸드값 넉달째 상승 … 삼성 "감산기조는 당분간 유지"

최승진 기자(sjchoi@mk.co.kr) 2024. 1. 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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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분기 실적 전망
D램 흑자전환 자신감 더해
"SSD 수요도 회복세 뚜렷
낸드 상반기 내 정상궤도"
HBM 작년4분기 3.5배 성장
"고객사에 3E 샘플 공급 중
2026년 HBM4 양산 계획"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부문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는 데에는 D램 시장에서의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게 시장 시각이다. 낸드플래시 부문은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D램 실적 개선 폭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화증권(8400억원), 키움증권(4000억원), 유진투자증권(3000억원) 등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가 올해 1분기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1일 열린 삼성전자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의한 서버향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대용량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채용이 늘고 낸드에서는 8테라바이트(TB)급 이상 대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도 접수되고 있다"며 "수요 회복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데이터센터·스토리지 등 서버용 SSD 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등 낸드 시장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작년 4분기 서버용 SSD 출하량에서 전 분기 대비 50%에 육박하는 큰 폭의 판매 증가가 있었다"며 "올해도 선단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재고 수준이 D램은 올해 1분기, 낸드는 올해 상반기 내에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시장 환경 시점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D램과 낸드 모두 올해 상반기에는 반등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5Gb)의 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에 비해 9.1% 상승한 1.8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14.5%, 11월 3.3%, 12월 6.5%에 이어 4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다.

낸드 범용제품(128Gb 16G×8 MLC)도 전월 대비 8.9% 오른 4.72달러에 거래됐다. 역시 작년 10월 이후 4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수요 회복 흐름에도 삼성전자는 기존의 감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메모리 생산 전반의 비트그로스(bit growth·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객의 재고 비축 수요보다는 진성 수요 위주로 공급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D램과 낸드 모두 세부 제품별 재고 수준에 차이가 있어서 미래 수요와 재고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반기 중에도 선별적인 생산 조정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시설 투자는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AI 반도체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김 부사장은 "HBM 판매량은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4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5배 규모로 성장했다"며 "작년 3분기 HBM3의 양산을 시작했고, 4분기에는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을 고객군에 추가하며 판매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HBM3를 포함한 선단제품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올해 상반기 중 판매 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하반기에는 그 비중이 9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존 최대용량의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DDR5로 대용량 DDR5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차세대 제품인 HBM3E 양산과 12단 적층 기술 등으로 HBM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HBM3E는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 중이며 올해 상반기 내에 양산 준비가 완료될 예정"이라며 "HBM4는 2025년 샘플링,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연결기준)은 6조5670억원으로 전년보다 84.9% 감소했다. 연간 매출은 258조93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줄었다. 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7조7799억원, 2조8247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이날 주당 보통주 361원, 우선주 362원의 기말배당을 결의했다. 4분기 배당총액은 2조4500억원으로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기말배당을 마지막으로 2021년부터 진행돼온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은 종료되지만,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동일한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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