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잘렸어요” 영상에 100만 조회수… 해고 장면도 틱톡 올리는 美 MZ세대

최혜승 기자 2024. 1. 3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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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틱톡에 올라온 해고 통보를 받는 모습./ 틱톡

미국 솔트레이크에서 신용회복업체에 다니던 조니 본몰트(38)는 지난해 4월 화상회의에 초대됐다. 책임자가 조니를 포함한 일부 직원에게 해고 통보를 하는 자리였다. 전날 이 사실을 미리 들었던 조니는 카메라를 켜고 회사에서 잘리는 과정과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했다.

그는 당초 이 영상을 가족들에게만 보여줄 목적으로 찍었으나, 회사에 남은 직원들이 추가 보너스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틱톡에 공개했다. ‘#layoffs’(해고)라고 해시태그도 함께 달았다. 이 영상은 140만 조회수를 기록했고, 조니를 응원하는 댓글도 여럿 달렸다. 조니는 “폭로를 하려던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것은 경험”이라며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에게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칼바람이 부는 가운데, 조니의 사례처럼 해고 당하는 장면을 틱톡에 올리는 젊은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들은 인사 담당자와 대화를 나누며 울거나, 해고를 미리 알고 담담히 남은 업무를 마무리하는 모습까지 공개하며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빅테크 기업에서 최근 해고당한 마케팅 전문가 폴라셰이드(30)도 그중 하나다. 폴라셰이드가 틱톡에 올린 해고 영상은 단 몇시간 만에 조회수 50만회를 넘기고 댓글이 수천개가 달리는 등 화제가 됐다. 폴라셰이드는 “새해 결심 중 하나가 내 삶에서 고통스러운 일들도 더 솔직하게 공개하고 드러내는 것이었다”며 “그중에는 화려하고 멋지지 않은 것일지라도 내 인생의 일부인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있다”고 했다.

NYT는 해고 영상이 유행하는 배경에 대해 “Z세대는 일상의 모든 측면을 소셜미디어로 공유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숨기고 싶은 경험을 공유하면서,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는 걸 인식하고 상처를 극복하는 데 오히려 도움을 준다고 한다. 해고 분야를 연구하는 하버드 경제학자 샌드라 수셰르는 “사생활과 직업적 영역 간의 경계가 무너졌다”고 했다.

틱톡에 올라온 해고 통보를 받는 모습/@joni_ray

일부 직장인들은 해고 영상을 새로운 일자리를 얻는 기회로도 삼고 있다. 유타주의 한 회사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해온 시몬 밀러는 해고 통보를 받은 날 일하던 모습을 찍어 올린 뒤 약 30개의 일자리 제안을 받았다고 한다. 기술보안업체에서 해고당한 영상을 공개한 브리트니 피에치도 일자리 제안을 포함해 약 1만개의 링크트인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 역시 이제 해고 과정이 전부 공개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매슈 프린스 클라우드플레어 최고경영자(CEO)는 앞서 브리트니가 올린 해고 영상이 화제가 되자 소셜미디어에 직접 글을 올려 “해고는 불가피했다”면서도 “회사가 해고 과정에서 더 친절하고 인간적이었어야 했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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