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반도체는 미래 중대 사업… 대한민국 흥망 좌우”
경기도 분구·메가시티 질문엔 “양립·불가능하다고 보지 않아”
뉴시티TF 재출범·지상욱 위원장 내정 질문엔 “내일 말씀드릴 것”
유승민 투입 검토엔 부인… “총선 전략, 대놓고 얘기할 문제 아냐”
반도체 업계 만나 “주제 넘지 않게 잘하겠다”
반도체 웨이퍼 판넬에 서명하기도… “우리의 미래를 응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반도체 사업 육성에 대해 “(우리 정치가) 대한민국 반도체 사업이 역사에 그치지 않고 미래가 되도록 해야 할 중요한 임무가 있다”며 “(이제는) 하나의 사업이라기보다 대한민국의 흥망을 좌우하는 중대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 수원에 위치한 한국나노기술원에서 진행한 반도체 산업 현장 간담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반도체 사업은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역사를 써왔다. 그런데 지금 저희가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면 이 사업이 역사로 끝나버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 각종 규제로 반도체 사업 확장이 어려움을 겪는데 당 차원에서 규제 완화를 위한 정책이 있는지 질의하자, 한 위원장은 “어떤 정책이든 나오면 기존 제도와 조금씩 충돌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정도”라며 “정부가 622조원 투자를 말했을 때도 그 정도는 계획이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3월 경기 남부에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62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로 진행될 해당 프로젝트는 용인-평택-화성-수원을 잇는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목표로 한다.
또 한 위원장은 반도체 산업 지원과 함께 이날 공약으로 발표된 ‘철도 지하화’ 정책 재원에 대해 “반도체 사업은 국가와 지자체가 들어가는 것이니 이미 발표할 때 나왔던 얘기”라며 “철도 지하화는 투자 유치로 이뤄진다. 재원 문제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철도 지하화로 얻는 편익들이 굉장히 많다. 그 편익들이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철도 지하화 정책이 비용 대비 효용이 높지 않아 민간사업자 선정이 미뤄진 상황에서 오히려 ‘총선용 공약’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한 위원장은 “모든 공약은 총선용이다. 저희가 그럼 대선 공약을 (이 자리에서) 하겠나”라며 “수원만 한다는 게 아니다. 원하는 지역이 많이 있을 것이고, 원하는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업체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게 시스템으로, 모델로 이어진다면, 전국적으로 갔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철도 지하화가) 이뤄졌을 때 얻을 시민의 편익이 너무 크지 않나”라며 “이번 총선에서 추구하고 싶은 주요 공약 중 하나가 격차 해소다. 격차 해소가 이념적 담론으로 계급 투쟁으로 간다면 해결이 안 된다. 이런 현실적인 장막을 걷어내는 것만으로도 격차 해소를 이뤄낼 것”이라고 했다.
특히 국민의힘이 추진 중인 ‘서울 메가시티론’과 민주당 소속인 김동연 경기지사가 추구하는 ‘경기도 분구론’과 관련해 한 위원장은 “서울권으로 편입되는 소위 ‘메가시티론’과 경기도 시민의 생활 편익을 위해 경기도를 분할해야 한다는 내용 둘 다 공감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메가시티론이 아니라 서울과 경기의 생활권을 시민의 요구에 맞게 재편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 위원장은 두 담론이 양립 불가능하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메가시티만 다시 하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서울권으로 편입되고 싶어하는 논의가 있고, 경기도를 분도하고 싶어하는 논의가 양립 불가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해당 지역 시민께서 원하는 바를 전제로 둘 다 행정력으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뉴시티TF에 지상욱 전 의원이 내정됐는지 질의하자, 한 위원장은 “그렇지 않다. 준비는 돼 있는데, 내일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또 한 위원장은 김동연 경기지사도 특위위원으로 추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서로 생각이 같으면 누구든지 같이 못 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나”라며 “중요한 건 이 길 끝에서 경기 시민이 만족할 결과가 나오는 것이고, 저희는 그것만 보고 하겠다”고 했다.
끝으로 공천 관련해서 한 위원장은 “공천에는 여러 요소들이 있다. 그 중 당 기여도 평가를 저와 원내대표가 하는 게 적절하다는 판단하에 공관위를 구성한 것”이라며 “제가 늘 말씀드렸다시피 선당후사할 필요는 없다. 선민후사가 그 기준”이라고 했다. 공천 심사에서 직접 평가자로 들어가지만 전부 다 본인이 평가하는 게 아니라는 데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안민석 민주당 의원 지역구에 유승민 전 의원이 투입 되는 게 맞는지 질의하자, 한 위원장은 “그런 검토를 한 바 없다”며 “(투입 가능성에 대해) 저희 총선 전략은 그렇게 대놓고 말할 문제가 아니다. (다만) 이기는 공천과 국민에게 명분 있는 공천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수원에 위치한 한국나노기술원에서 열린 ‘반도체산업 현장 간담회’에서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분들의 시간을 빼앗아 가면서까지 만난 건 이들을 지원하고 뜻을 펼치게 하는 게 정치의 핵심임을 잘 알기 때문”이라며 “(기업과 산업계를 지원하는 정치적 역할을) 주제 넘지 않게 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이끈 건 정치인이 아니라 여기 계신 분들”이라며 여기 계신 분들이 반도체 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승리로 이끌었고, (대한민국이 돌아가는 동력에) 연료를 공급하고 동료시민들을 잘 살게 했다. 모든 중요한 일은 여기 계신 분들이 다 한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우리 정부의 우선순위는 반도체”라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이런 역꾼들의 일을 지원하고 도울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소수당이지만 대통령을 보유한 정부·여당인만큼 오늘(31일) 들은 제언은 곧바로 실천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국민의힘에서는 한 위원장을 포함해 김학용 중앙위의장, 송석준 경기도당위원장, 김성원 산자위 간사 등이 참석했다. 또 당 영입인재인 고동진 전 삼성전자 고문과 한정민 삼성전자 DS사업부 연구원과 수원지역에 출마 선언한 예비후보 등도 같이했다.
반도체 업계를 대표하는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김동섭 SK하이닉스 사장, 박준규 에이디테크놀로지 대표, 김동천 실리콘마이터스 대표, 장경빈 에프에스티 대표, 강창수 파웰 코퍼레이션 대표, 양동성 솔브레인 전무, 여문원 미코세라믹스 대표,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 최대규 뉴파워프리즈마 회장, 김영부 큐알티 대표, 김재현 원익ips 부사장, 서광속 한국나노기술원 원장 등도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에 ▲투자 세액공제·임시 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일몰 연장된 법 범위 확대 ▲제조시설 조금 검토 ▲해외인재 유치 ▲도전적 기술에 대한 금융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나노기술원 2층을 방문해 클린룸과 연구시설도 둘러봤다. 클린룸 투어에는 고 전 고문과 한 연구원이 동행했다. 한 위원장은 나노기술원에서 만든 180㎚ 반도체 웨이퍼가 있는 판넬에 ‘우리의 미래를 응원합니다’라고 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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