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보다 순익"… PER 낮은 종목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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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에 대해 기업가치를 제고시키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하면서 시장에서는 저PBR 업종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PBR 1배 미만의 기업들에 주가 제고 방안을 요구한 일본에서도 저PBR주보다는 주가이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았다.
특히 29일부터 기관과 외국인이 저PBR, 저PER 업종들을 사는 경향이 뚜렷해져 당분간 이들이 주도하는 업종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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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동성 자산은 처분 어려워
증권가 주주환원에 한계 지적
배당 높은 기업은행 등 추천
증시 부양 성공한 일본서도
저PER 수익이 저PBR의 3배
정부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에 대해 기업가치를 제고시키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하면서 시장에서는 저PBR 업종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31일 KRX보험 지수는 3.49%, KRX은행은 1.89%, KRX 자동차는 2.13% 올랐다. 그동안 만년 저평가됐던 지주사들도 이번주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며 LG는 5.5%, SK는 5.1% 상승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단순히 PBR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할 수 있는 순이익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장사가 가지고 있는 자산이 처분이 쉽지 않은 비유동성 자산일 경우엔 결국 주주환원 재원으로 쓰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PBR 1배 미만의 기업들에 주가 제고 방안을 요구한 일본에서도 저PBR주보다는 주가이익비율(PER)이 낮은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았다.
하나증권이 일본 닛케이225 종목군의 롱숏 투자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작년엔 저PER 투자가 상대적으로 27.1%포인트 높은 수익을 냈다. PER이 낮은 종목으로 롱 포트폴리오를 짰다면 PER이 높은 종목 숏 포트폴리오에 비해 수익률이 27.1%포인트 높았다는 의미다. 같은 방식으로 고배당주 투자가 21.9%포인트 더 높은 수익을 거뒀는데 저PBR 투자 수익률은 8.9%포인트 높은 수준에 그쳤다. 한국 시장 역시 이달 롱숏투자의 수익률을 분석하면 저PER 투자가 13.1%포인트이었고 고배당 투자는 9.4%포인트 수익을 냈다. 저PBR 투자 수익률은 6.2%포인트로 상대적으로는 부진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PBR이라는 지표는 주주환원책이 불량한 기업들을 통제하기 위한 상징적 지표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모든 기업들의 주가를 가르는 결정변수로 다소 부족했다"면서 "저평가도 '자본'보다는 '순익'과 대비해서 시총이 더 낮다는 게 중요하고 순이익이 꾸준해 배당이 높은 기업들에도 관심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나증권은 올 1분기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고 PER이 낮은 종목으로 기업은행, DGB금융지주, 삼성카드, 한화생명 등을 꼽았다.
특히 29일부터 기관과 외국인이 저PBR, 저PER 업종들을 사는 경향이 뚜렷해져 당분간 이들이 주도하는 업종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에 상장된 금융업종 주식을 2362억원어치, 유통업종 주식을 12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 합계 순매수 상위 종목은 삼성물산, 기아, 현대차, 삼성바이오로직스, 하나금융지주, 삼성생명이었다.
대표적인 저PBR 업종인 금융업에 대해서도 잉여자본 여력을 감안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카카오뱅크 제외)업종 PBR은 0.3배, 생명보험 0.2배, 손해보험 0.4배, 증권 0.4배로 극심한 저평가 수준이지만 증권업종은 실적 불확실성이 있어 주주환원 정책을 명확하게 예측하긴 어렵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단순하게 PBR이 낮다고 해서 모든 회사가 무조건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할 수는 없다"면서 "보험사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배당가능이익이 불확실하다는 측면에서 은행업종에서 자본여력에 따른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도 단순히 PBR이 낮은 기업보다는 이익 창출력이 뛰어나고 주주환원 의지를 보여주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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