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총사령관 경질설'은 정치적 발언 때문"

이명동 기자 2024. 1. 3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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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경질설이 대두된 것은 그가 보여온 정치적 행보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친(親)잘루즈니 사령관 성향인 올렉시 혼차렌코 우크라이나 베르호우나 라다(의회) 의원은 30일(현지시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근본적인 문제는 없지만, 대통령실은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군사적 발언 대신 정치적인 발언을 한 점을 우려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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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정적(政敵) 약화 시도 분석
후임 하마평에 부다노우 정보국장
[키이우=AP/뉴시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경질설이 대두된 원인이 그가 보여온 정치적 행보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안팎에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불화로 해임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안팎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불화로 잘루즈니 사령관이 해임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지난해 2월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러시아의 침공 1주년 행사에 참석 중인 모습. 2024.01.31.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경질설이 대두된 것은 그가 보여온 정치적 행보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친(親)잘루즈니 사령관 성향인 올렉시 혼차렌코 우크라이나 베르호우나 라다(의회) 의원은 30일(현지시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근본적인 문제는 없지만, 대통령실은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군사적 발언 대신 정치적인 발언을 한 점을 우려해 왔다"고 말했다.

혼차렌코 의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실제 잘루즈니 총사령관에게 사임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거부했고, 이 때문에 경질설이 돌았다.

혼차렌코 의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국내외 여론을 평가한 뒤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해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의 지지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후임자로는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국(GUR) 국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부다노우 국장은 지난해 9월 우메로우 장관 취임 당시 국방장관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다.

전날 잘루즈니 총사령관 경질설이 제기된 뒤 세르히 니키포로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혀 그렇지 않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해임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공식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잘루즈니 총사령관 면직설을 거부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지난해부터 젤렌스키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키이우=AP/뉴시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경질설이 대두된 원인이 그가 보여온 정치적 행보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안팎에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불화로 해임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해 12월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연례 송년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2024.01.31.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부패 청산을 이유로 지난해 8월 전국 병무청장을 모두 교체한 일을 공개 비판했다. 해당 업무를 가장 잘 수행할 인사를 모두 제거해 원활한 징병 업무를 어렵게 했다는 것이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제기한 비판의 골자다.

또 그는 지난해 11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대반격 상황을 '교착상태'로 표현해 젤렌스키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상황 인식을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를 두고 "모든 사람은 지위와 관계없이 피곤하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그것이 교착상태는 아니다"라고 정면 반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거부하면서 우크라이나를 향한 지원을 유지할 것을 촉구해 왔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향한 지지세가 높다. 올해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일한 맞수로 꼽힌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지난달 여론조사 자료를 근거로 젤렌스키 대통령이 가상 대선에서 잘루즈니 총사령관에게 간발의 차로 승리한다고 보도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누르기도 했다.

정치 경력도 없는 외골수 군인이 현직 대통령과 대적할 만한 국민 지지를 받은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큰 위협으로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일각에선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해임하려는 일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잠재적 정적(政敵)을 약화하려는 시도로 간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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