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검단 사고로 '10년만의 적자'…다 털었나?
분양 초과 달성하며 건축·주택 매출 10조원대
손실 5524억원 '일회성 반영'…"사업 재정립"
GS건설이 2023년 13조4366억원이라는 연간 매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2만여가구 분양하며 건축·주택 부문에서 10조원 넘게 벌어들였다. 2차전지 재활용 등 신사업 부문 매출도 연 1조원을 연거푸 넘기며 성장궤도에 안착하는 모양새다.
다만 388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10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4월 인천 검단 AA13블록 건설현장의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로 인해 일회성 비용이 생겼고, 이를 계기로 전반적인 안전점검 활동을 펼치면서 추가적인 비용이 불가피해져서다. 올해는 당국의 영업정지 처분 결과 이에 따른전략적 대응이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역대 최대' 매출…신사업 성장세 '눈길'
GS건설이 공시한 연결재무제표(잠정)에 따르면 2023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13조4366억원으로 전년(12조2992억원)보다 9.25% 증가했다. 2018년 매출액(13조1394억원)을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액 증가는 진행 현장의 공정이 본격화되며 건축·주택 부문 사업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건축·주택 부문 매출액은 10조2370억원으로 전년(9조3350억원)보다 9.7% 늘었다. 신규 주택 분양이 2만2098가구로 증권사 추정치(1만9881가구)를 초과 달성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75.9%에서 76.2%로 소폭 커졌다.
신사업 부문 성장도 눈에 띈다. 전년 1조250억원으로 첫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1조4140억원으로 1년새 38% 증가했다. GS건설은 모듈러 주택과 2차전지 재활용, 스마트양식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수처리 자회사인 GS이니마가 이목을 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1조6000억원으로 추정되는 GS이니마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다면 GS건설의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며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가 빠르게 감소된다면 시장의 관심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실적 턴어라운드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규수주는 10조184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던 전년(16조740억원) 대비 37% 감소했다. 주택시장 경색 여파로 인해 지난해 수주 목표였던 14조5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GS건설은 수주잔고가 약 54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매출액 대비 4.1배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주약정 잔고까지 포함하면 71조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건축주택사업본부는 부산시민공원 촉진1구역(9000억원), 신사업본부는 아랍에미레이트 슈웨이하트4 해수담수화 사업(7810억원) 등 굵직한 사업을 따냈다. 인프라사업본부는 부산 사상~해운대 고속도로(7310억원), 플랜트사업본부는 사우디 얀부 정유설비 SRU 업그레이드 사업(2120억원)을 수주하며 실적에 기여했다.
10년 만의 영업손실…'검단' 털고 2024년 반등할까
GS건설이 '역대급' 매출에도 웃을 수 없는 건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2013년 해외 플랜트 사업 문제로 93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다시 적자를 낸 것이다. 당시 회사는 "해외 경쟁 심화 시기에 수주한 일부 프로젝트에서 현지 수행 자원 문제로 원가가 상승해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GS건설의 연간 영업이익은 -3885억원으로 전년(5548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4.5%에서 -2.9%로 내려앉았다. 분기별 실적 역시 매출은 3조원대로 꾸준했지만 영업이익이 2분기 -4138억원, 4분기 -1937억원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인천 검단 아파트 사고로 예상 손실금액 5524억원을 일시에 반영하고, 이후 품질향상과 안전점검 활동 등을 위해 보수적인 원가율 및 공사기간을 적용했다는 게 GS건설 설명이다. ▷관련기사: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보상 갈등, 7개월 만에 일단락 (2023년11월28일)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검단 현장 전면 재시공 비용을 반영한 2분기부터 안전 및 품질관리 비용을 감안해 국내 현장 전체 공사 예정 원가를 높였다"며 "착공 후 실행 원가를 정하지 못한 채 원가만 투입하고 있는 현장이 많아지면서 건축·주택 부문의 수익성이 부진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고 발생 전인 2022년 수준으로 돌아가긴 어렵지만,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재발하지 않는다면 부문별 원가율 영향 없이 영업이익은 무난하게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봤다.
검단 사태로 인한 영업정지 처분은 실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초 최대 10개월(국토교통부 장관 직권 8개월+서울시 2개월) 처분이 발표돼 감경 여부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2월중 최종 결정 발표될 영업정지 처분 결과가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관련기사: GS건설, 흑자전환 했지만…영업 정지로 불확실성 여전(2023년10월30일)
서울시는 31일 GS건설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으로 영업정지 1개월 처분(3월 1~31일)을 내렸다. 이 기간 동안 입찰참가 등 영업활동이 금지되지만, 이미 도급계약을 체결하거나 착공한 건설공사는 계속 시공할 수 있다. 국토부 행정처분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GS건설은 올해 경영목표로 매출 13조5000억원, 신규수주 13조3000억원을 제시했다. 업황이 좋지 않지만 지난해 매출(13조4370억원) 수준을 유지하면서 신규수주 실적(10조1840억원)은 대폭 늘리겠다는 포부다.
GS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대외환경 아래 발생한 사고를 수습하는 동시에 고강도 쇄신을 통한 보수적인 원가 재점검 결과가 반영됐다"며 "앞으로 기초와 내실을 강화해 재도약의 기반을 견고히 다지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의 기틀을 재정립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허윤홍 GS건설 사장 "자이 위상 떨어졌지만 회복 가능"(2023년11월28일)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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