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구승민'을 향하고 있는 롯데의 불펜 기대주 '정우준'[부산야구실록]
상무에서 필승조로 활약
선배로서 형으로서 늘 감사한 구승민
기복을 줄이는 게 캠프 목표
롯데 자이언츠에서 가장 믿음직한 불펜 투수를 꼽으라고 하면, 많은 팬이 ‘구승민’을 선택할 것이다. 구승민은 ‘롯데자이언츠 역사상 최다 홀드 투수’, ‘구단 최초 100홀드’, ‘KBO 역대 두 번째 4년 연속 20홀드’ 등 불펜 투수로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자이언츠 역사상 최고의 불펜 투수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그런 구승민과 많은 공통점을 지닌 선수가 최근 롯데에 복귀했다. 지난해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우완투수 ‘정우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강릉영동대 출신의 정우준은 ‘대졸’, ‘불펜 투수’, ‘상무 전역’이라는 구승민과의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게다가 두 선수는 서울 청원중학교를 졸업한 중학교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다. 물론 두 선수의 팀 내 위치와 커리어는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상무 복무 동안 정우준이 이뤄냈던 성장세를 생각한다면 향후의 활약을 기대해보기에 충분하다.
상무 입대 첫해, 정우준은 부상 여파로 경기에 자주 나서지는 못했다. 반면 지난 시즌엔 상무의 필승조 요원으로 35경기에 출전해 2승 2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하며 훌륭하게 상무 생활 마침표를 찍었다. 정우준은 부산야구실록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상무 생활 동안 정신적인 부분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야구실록]
상무 입대 후 첫 해 경기 출장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해에는 경기도 많이 나오고 좋은 성적을 거뒀어요. 상무에서 어떤 부분이 성장됐다고 느끼나요.
[정우준]
첫 해는 부상 때문에 재활을 해서 출장이 많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재활을 하면서 몸도 만들고 정신적으로도 회복을 할 수 있었던 해였던 것 같아요. 그 다음 해에는 시합을 많이 나가면서 경기 내적인 부분에 대한 실전 경험 등을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부산야구실록]투수로서 본인의 강점을 한번 소개해주세요.
[정우준]
아직은 기복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좋을 때는 공에 움직임도 있고 스트라이크 존을 많이 공략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범타 처리를 빠른 카운트 내에서 할 수 있어 투구 수를 적게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산야구실록]프로 진출 후 대부분의 경기를 불펜 투수로 출전했습니다. 선발 투수에 대한 욕심은 없나요.
[정우준]
네, 저는 불펜 투수가 좋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필승조,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았던 선배님들을 봐왔습니다. 그리고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항상 했어요.
[부산야구실록]불펜 투수도 포지션이 세분화가 되어 있잖아요. 롱릴리프, 셋업맨, 마무리 투수 등등. 정우준 선수는 어떤 위치에서 활약하고 싶나요.
[정우준]
제가 특정 역할에 대해서 선호한다고 해도 그 역할에서 던질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제 실력에 맞는 위치, 저에게 적합한 위치는 제가 던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생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어떤 특정한 포지션에서 던지고 싶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부산야구실록]대학 입학 후 개명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정우준]
고교 시절 성적이 괜찮긴 했지만, 대학 진학에 조금 어려움을 겪었어요. 부모님 생각도 그렇고 당시 운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어떻게 뭐라도 해볼까 하다가 이름을 바꾸고 성공하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저도 한 번 이름을 바꿔봤습니다.
‘롯데 최고의 불펜 투수’ 구승민도 입단 초기에는 그리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52번으로 롯데에 지명된 뒤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던 유망주 투수였다. 그러다 상무 입대를 기점으로 큰 성장세를 이루어냈다. 상무에서 두 시즌 동안 82경기에 출전했던 구승민은 5승 4패 17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하는 등 상무의 필승조 요원으로 맹활약했다.
상무에서 복귀한 뒤 맞이한 2018시즌. 그해 구승민은 73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7승 4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67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후 구승민은 롯데 불펜진의 주축 투수로서 꾸준하게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정우준 역시 상무에서 좋은 성적과 흐름을 가져온 만큼, 올 시즌의 활약을 기대해볼 만 한 상황이다. 지난 2023시즌, 롯데는 필승조가 등판하지 않으면 넉넉했던 점수 차이가 무색하게도 단숨에 턱밑까지 추격당하는 일을 자주 겪었다. 그만큼 롯데의 불펜진은 새로운 선수의 등장과 활약이 절실하다.
[부산야구실록]대졸 투수, 상무 전역, 불펜 투수까지. 정우준 선수와 구승민 선수가 뭔가 겹쳐 보이는 것 같아요. 구승민 선수는 어떤 선배인가요.
[정우준]
야구장에서 뵙는 모습은 항상 존경스럽습니다. 4년 동안 큰 부상 하나 없이 꾸준하게 성적을 냈다는 그 자체로만 해도 너무 존경스러워요. 그 부분이 닮고 싶은 점이기도 하고요. 형으로서도, 선배로서도 너무 좋은 분이기도 하고 항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십니다. 늘 잘 챙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부산야구실록]곧 스프링캠프가 시작됩니다. 집중적으로 향상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정우준]
기복을 좀 줄여야 할 것 같아요. 컨디션이 좋을 때는 어떤 투수든 다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을 때 그 차이를 줄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차이를 줄여 상대 타자와의 대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가고 싶어요.
[부산야구실록]데뷔 시즌 6경기, 5와 3분의 2이닝이긴 하지만 1군 무대를 경험했습니다. 많은 이닝은 아니었지만 1군에서 던졌던 그 시간이 향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나요.
[정우준]
만약 제가 올해 1군에 콜업이 되어 경기를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을 때, 첫 1군 마운드라면 긴장도 많이 되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나타날 것 같아요. 하지만 한 번 경험이 있다 보니 다시 1군 마운드에 올라가게 된다면 좀 더 좋은 마음가짐으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이번에 신인 선수로 함께 합류한 백두산 선수와 강릉영동대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습니다. 서로 반가움의 표시는 나눴나요.
[정우준]
롯데 입단 소식을 듣고 축하한다고 전화를 했어요. 그리고 두산이 뿐만이 아니라 (배)세종이라고 영동대에서 같이 운동했던 친구도 이번에 함께 입단했는데 둘 다 너무 잘하는 친구들입니다. 롯데로 오게 되어서 저도 기뻐요
[부산야구실록]
군 전역 이후 처음 맞는 시즌입니다. 2024 시즌 목표가 있나요.
[정우준]
1군에서 언제 시작할지는 모르겠지만, 1군 콜업이 된다면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 엔트리에 계속 있는 게 제 목표입니다.
[부산야구실록]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정우준]
특별히 숫자적인 목표를 이루고 싶기보다는 제일 오래 프로 선수 생활을 했다는 타이틀은 얻어 보고 싶어요.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는 게 목표입니다.
[부산야구실록]
팬들에게 인사를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정우준]
군 전역 이후 응원해주시는 팬분들도 많고 또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 응원과 격려에 보답하기 위해 올 시즌 잘 준비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은 1차 스프링캠프지인 괌으로 떠났다. 아쉽게도 정우준은 괌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상동야구장에서 진행되는 퓨처스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지만 낙담할 필요는 없다. 퓨처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2차 스프링캠프지인 오키나와에 합류할 수 있다. 실전 경기 위주로 구성되는 2차 스프링캠프에서 활약하면 1군 엔트리 합류도 멀지 않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 엔트리에 남고 싶다는 정우준의 올 시즌 목표는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정우준의 목표가 달성된다면 롯데 불펜진의 갑갑했던 숨통도 한결 트일 전망이다.
부산야구실록은 다음 주 상동야구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퓨처스 스프링캠프 편으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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