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문동주, 영건 연봉이 상징하는 것… 한화 리빌딩, 더디지만 앞으로는 간다

김태우 기자 2024. 1. 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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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로 한화의 중심타선을 지킨 노시환 ⓒ곽혜미 기자
▲ 리그가 주목하는 차세대 에이스로 무럭무럭 성장 중인 문동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화는 최근 5년 동안 9위 위로의 성적을 낸 적이 없다. 전형적인 약팀이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3년 연속 최하위에 처지기도 했다. 오랜 기간 ‘리빌딩’이라는 단어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메이저리그와 달리 KBO리그는 리빌딩을 빨리 졸업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렇다고 돈을 아예 안 쓴 것도 아니었다. 한화의 리빌딩이 너무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그런 한화는 지난해에도 9위에 머물렀다. 58승80패6무, 승률은 0.420이었다. 2022년 승률(.324)과 비교하면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간신히 최하위에서 벗어나는 데 그쳤다. 아직 팀이 구상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러나 2024년 연봉 협상을 보면 한가닥 희망이 보인다. 리빌딩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는 ‘젊은 선수’들의 연봉이 많이 올랐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상징이다. 더디지만 앞으로는 가고 있다는 말이 될 수 있다.

2023년을 통해 향후 팀을 이끌어나갈 투‧타의 기둥들을 확보한 것은 어려운 팀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대목이 될 수 있다. 2024년도 연봉협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도 마운드의 에이스로 거듭난 문동주(21), 그리고 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로 스텝업한 노시환(24)이었다.

지난해 시속 160㎞의 벽을 깨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문동주는 팀의 기대대로 성장하고 있다. 2022년 차분하게 몸부터 만들었고, 2023년에는 1군 선발의 맛을 봤다. 그 과정에서 예상보다 더 담대하게 크고 있다는 호평을 받는다. 지난해 23경기에서 118⅔이닝을 던지며 8승8패 평균자책점 3.72, 95탈삼진을 기록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대표팀의 금메달에도 일조하며 한뼘 더 자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문동주는 지난해 연봉 3300만 원에서 6700만 원이 오른(203.03% 인상) 1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입단 3년 차만에 상징적인 억대 연봉에 올라섰다. 팀 내 재계약 대상자 중에서는 인상률이 가장 높았다. 올해는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이 기대되는 만큼 10승을 넘어 그 이상의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지난해 한화 팬들의 위안이자 희망으로 떠오른 노시환도 오랜 정체에서 벗어나 연봉 수직 상승을 이뤘다. 지난해 1억3100만 원에서 올해 3억5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무려 2억1900만 원(167.18%)이 올랐다. FA를 제외한 팀 내 재계약 대상자 중에서는 가장 높은 연봉이다. 유일한 3억 원대 연봉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 예상이 된 바다. 지난해 131경기에서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9를 기록한 노시환은 리그 최고 타자 중 하나였다. 데뷔 첫 30홈런 고지에 올라섰고, 대표팀에서도 활약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타격에 눈을 떴고, 병역 문제도 해결한 만큼 이제는 본격적으로 치고 나갈 일만 남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는 팀 타선의 중심을 이룰 젊은 타자, 그리고 마운드의 중심을 이룰 젊은 투수를 동시에 보유한 몇 안 되는 팀으로 올라섰다. 앞으로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 한화 야수진의 차세대 주전으로 가능성을 내비친 문현빈 ⓒ곽혜미 기자
▲ 사실상의 부임 첫 해를 맞이하는 최원호 감독 ⓒ곽혜미 기자

두 선수 이전에 먼저 기대를 모았던 정은원 김민우의 그래프가 꺾였다는 건 아쉽지만, 신인 문현빈이 166.67% 오른 8000만 원에 도장을 찍는 등 전체적인 영건들의 연봉 상승세는 도드라졌다. 연봉이 성적에 비례하는 만큼 젊은 선수들의 성적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주현상 윤대경 등 새롭게 억대 연봉에 진입한 선수들은 팀의 허리를 이룰 나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대목이 있다.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채은성과 6년 계약을 한 것에 이어 올해는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과 4+2년 총액 72억 원에 계약하며 또 하나의 베테랑 타자를 보강했다. 채은성과 안치홍은 오랜 경험을 가진 타자고, 각자의 영역에서 확실한 경력을 보유한 타자들이기도 하다. 게다가 클럽하우스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들이 젊은 선수들을 앞장 서 이끌어갈 수 있다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손혁 단장 부임 이후 사실상 다시 시작했던 리빌딩의 시간을 조금 더 앞으로 당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제 한화는 더 이상 탈꼴찌를 목표로 하는 팀이 아니다. 그 이상 올라가야 한다. 올해 한화의 내부적인 야심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 2025년 신구장 개장에 맞춰 붐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함께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한화는 2월 1일부터 호주 멜버른에서 스프링캠프에 들어간다. 독수리 요새가 굳건해질 수 있을지는 2024년 KBO리그 순위표를 좌우하는 하나의 키포인트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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