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현대차 제친 아우 기아차

사진 연합뉴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기아가 31일 '형님' 격인 현대자동차 시가총액을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총 6위에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아는 전거래일 대비 5.00% 급등한 10만29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5일 발표한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지만,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통 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종가 기준으로 기아의 시가총액은 41조3703억원으로, 현대차(우선주 제외·41조1640억원) 시총보다 2000억원 가량 앞섰다.

기아는 1월 초까지만 해도 유가증권시장 시총 8위였으나 한 달간 포스코홀딩스에 이어 현대차까지 제치며 두 계단이나 올라섰다.

기아의 시총을 끌어올린 배경으로는 최근 회사가 내놓은 주주 환원 정책이 꼽힌다.

현대차와 기아는 결산 배당금으로 각각 8400원, 5400원을 책정했다. 현대차는 2·3분기 배당과 합치면 연간 배당금이 총 1만1400원이었으나 결산 배당만 을 놓고 보면 배당률(종가 기준)은 기아가 5.4%, 현대차가 4.3%로 기아가 더 높다.

특히 올해 '깜깜이 배당' 대신 먼저 배당금을 확인하고 나서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하는 배당정책 선진화 제도가 첫 시행된 만큼, 투자자들로서는 당장 1주당 더 많은 배당금을 주는 기아를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자사주 관련 정책에 있어서도 기아와 현대차는 차이를 보였다.

기아는 실적 발표 직후부터 오는 3월 중순까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뒤 소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단기간 대량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만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아는 하루 최대 약 57만주를 장내 매입해 5000억원 한도 내 자사주 취득을 완료하고, 이 가운데 50%를 소각할 예정이다. 나머지 50%는 3분기 누계 기준 재무 목표를 달성하면 4분기 내 추가 소각한다.

반면 현대차는 이미 보유 중인 전체 지분 중 4% 수준의 자사주를 매년 1%씩 3년간 소각하겠다고 공언하는 데 그쳤다. 1% 소각하는 데에는 4000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다.신하연기자 summer@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