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9주 가진 소액주주에 졌다... 74조원 토할 판
미국 법원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가 회사로부터 받은 560억달러(약 74조원) 규모의 스톡옵션 실적 보상안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머스크가 CEO로서 테슬라를 전기차 업체 글로벌 1위에 올려놓은 공이 있지만, 보상 금액이 과도한 데다 이를 승인한 이사회에 대한 머스크의 영향력이 컸다는 게 이유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가 CEO로서 회사가 성장하는 데 어떤 기여를 했는지 재평가해 보상안을 다시 정해야 한다.
미 델라웨어주 법원은 30일(현지 시각) “테슬라 이사회의 머스크에 대한 보상 계획은 공정하지 못해 무효”라고 판결했다. 지난 2018년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가 월급과 보너스를 받지 않는 대신 회사 매출, 시가총액 등 실적 목표 달성에 따라 최대 1억1000만주의 스톡옵션을 받는 보상안을 가결했다. 당시 600억달러(약 80조원)가량이던 테슬라 시가총액이 6500억달러(약 867조원)를 넘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는데,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머스크에 대한 보상액은 560억달러에 이르렀다.
2022년 머스크가 트위터(현 엑스)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테슬라 주식을 대거 팔면서 주가가 하락하자 주주들 사이에서 머스크 보상액이 과도하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테슬라 주식 9주를 가진 한 소액주주가 “테슬라 지분 22%를 가진 머스크가 이사회에 압력을 가해 유례없이 거대한 보상안 승인을 유도했다”면서 스톡옵션 부과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수퍼스타 CEO인 머스크는 이사회와 끈끈한 유대관계를 통해 보상 계획 승인 과정을 주도했고, 이사회는 보상안 규모에 대한 적정성을 따지지 않았다”고 했다. 법원 판결에 대해 머스크는 엑스에 “델라웨어주에 회사를 세우지 마라”며 불편한 심정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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