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민의당도 3월 중순까진 8% 그쳐… 신당 지지율, 총선 다가올수록 반등"
이낙연(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0일 제3지대 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에 대해 "국민의당도 3월 중순까지 지지율이 8%였다"고 말했다. 2016년 총선에서 '안철수 신당'으로 38석을 석권해 제3당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처럼 '이낙연 신당'도 총선이 가까워지면 반등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이 전 대표는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제3지대 빅텐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디지털타임스와 만나 "거대 양당이 지금처럼 증오의 대상이 된 적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의 안철수처럼 새로운 인물은 없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감이 신당의 지지율을 올리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2016년 총선 당시 거대 양당에 대한 민심이 이렇게 절망적이진 않았다"며 "제3지대 신당의 자생적 에너지도 중요하지만, 양대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절망감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자 민주당 텃밭인 호남의 여론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호남의 다수는 민주당이겠지만 민주당에 대한 뜨거운 사랑까지는 아니다"며 "여론조사를 보면 아직은 소수지만 뭔가 대안이 필요하다고 동의하는 분들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현역 의원 합류 여부에 대해선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이 전 대표는 줄곧 "현역 의원의 거취는 함부로 얘기하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이날 "컷오프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누가 누구하고 전화했더라는 소문 자체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그래서 마음이 있는 사람의 안부 전화도 피하는 게 낫다"고 했다.
민주당이 31일부터 22대 총선 지역구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며 공천 심사 막바지 작업에 나선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미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평가에서 하위 20%를 기록한 현역 의원들에게는 해당 사실이 내달초 쯤 통보될 예정인데, 일부 의원들이 탈당해서 제3지대로 향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신당인 개혁신당과의 빅텐트 성사 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일정과 시점에 따라서 가능한 최선의 것을 찾아갈 것"이라며 "뒤로 갈 수록 선택지가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3지대 빅텐트가 꾸려지더라도 시너지를 내지 못할 경우를 의식한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준석·이낙연 신당'이 꾸려지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호남에서 지지율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선거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동형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각 정당의 의석수를 결정한 뒤 지역구 의석수를 제외한 나머지 의석을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그는 "(민주당이) 권역별 병립형으로 가려는 사실이 윤석열 정권 심판이 허구라는 증거"라며 "거대 양당이 비례대표까지 나눠 먹으면서 공존하자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느냐"며 "이전에 '방탄 사돈지간'이라는 말을 했는 데 더욱더 사돈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자신이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하는 것을 두고 작심 비난을 이어가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정치를 오래 하신 분들이 더 욕을 세게 한다. 전라북도에 누구, 전라남도에 누구 있지 않느냐"며 "그분들이 전부 (2016년)에 안철수의 국민의당에 갔던 사람들 아니냐. 그런 말할 처지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본인들이 잘못해서 신당의 토양을 만들었으니 국민들께 좋은 선택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말이라도 해야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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