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실리카겔, 신성한 몰입…"잃을 줄 아는 마음을 잃지 않고 싶어요"
'노 페인'·'틱 택 톡' 같은 히트곡 주목
'멜론 뮤직 어워드'서 '베스트 뮤직 스타일' 수상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 5개 부문 노미네이트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밴드 '실리카겔(Silica Gel)'은 현 국내 밴드 신(scene)의 증거다.
지난달 발매한 정규 2집 '파워 앙드레 99'을 위한 작년의 긴 호흡이 독자적인 서사를 갖고 있다는 걸 증험(證驗)하게 했다. 2015년 EP '새삼스레 들이켜본 무중력 사슴의 다섯가지 시각'으로 데뷔한 이 밴드가 지난 2016년 발매한 정규 1집 '실리카겔'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정규 음반.
국내 대중음악 시장에선 찾아보기 힘든 물량인 열여덟 곡이 실렸는데, 싱글 '머큐리얼(Mercurial)'부터 시작된 머신 보이(Machine Boy)의 정체를 찾아 나선 실리카겔의 여정의 종착지가 새로운 시작임을 일깨워줬다.
2년 전부터 확실히 이전과 다른 뜨거운 반응을 얻기 시작했고, 현재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데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항해는 언젠가 끝나게 돼 있지만, 실리카겔은 음악이라는 바다에서 '대항해 시대'를 맞이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쉽지 않지만 대중성의 균형을 절묘하게 포착한 '류데자케이루(Ryudejakeiru)', 몰아치는 밴드 사운드의 '에이펙스(APEX)' 등은 이 팀이 현재 인디와 주류를 동시에 움켜쥐고 있다는 걸 증명했다.
김한주의 그르렁거리는 보컬, 김춘추의 영리한 기타, 최웅희의 믿음직한 베이스, 김건재의 철성(鐵聲) 같은 드럼의 합은 현 국내 대중음악 세계 속에서 표류하는 대신 폭발하는 청춘의 '직선거리'를 펼쳐냈다. 이들의 대표곡 '노 페인(NO PAIN)'(2022)과 '틱 택 톡(Tik Tak Tok)(feat. So!YoON!)'(2023)은 각 해의 록 신(scene)뿐 아니라 그 해를 대표하는 청춘의 노래였다.
실리카겔은 지난달 초 대형 K팝 시상식 '멜론 뮤직 어워드 2023(MMA 2023)'에서 '베스트 뮤직 스타일'을 받았는데, K팝 아이돌의 화려한 무대로 가득찼던 이 시상식에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또 최근 발표된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KMA·한대음)(2월29일 시상식) 후보 명단에선 주요 세 부문 포함 총 다섯 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신드롬 걸그룹 '뉴진스', 거물 래퍼 빈지노와 함께 최다 후보가 되기도 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소속사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인근 합주실에서 만난 실리카겔 네 멤버는 이 뜨거운 관심 속에서도 정작 초연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흡착제, 즉 실리카겔로도 흡착이 불가했다. 다음은 멤버들과 나눈 일문일답.
-건재 씨는 최근 멜라니 마르티네즈 첫 내한공연을 보셨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어땠나요?
"진짜 해외 공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크루들까지 굉장히 프로페셔널했고요. 무용수, 세션 모두 멜라니가 만든 작품의 일원으로서 되게 유기적으로 엮여 있더라고요. 드러머가 드럼을 치지 않을 때 뒤쪽에 가서 연출부 체크를 해주기도 하고요. 특히 (심한 분장을 한) 멜라니는 저렇게 움직이면 땀이 정말 많이 나서 덥고 지칠 텐데 무대를 능숙하게 소화하는 거 보면서 '뭐가 다를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특히 정규 3집 '포털스(PORTALS)' 수록곡을 쭉 부른 다음에 앙코르로 올드송을 불러주는 구성도 좋았어요. 히트곡을 중간에 넣으면 세트리스트가 망가지는 느낌이 들 수 있거든요."(김건재)
-실리카겔이 지난해 10~1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연 단독 콘서트 '파워 앙드레(POWER ANDRE) 99'도 정규 2집 '파워 앙드레 99' 수록곡을 모두 들려주는 자리였습니다.
"저희는 2집 발매 전에 수록곡들을 모두 공개하는 자리라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멜라니와 밴드는 잔 실수 하나 없이 되게 잘했어요. 세션들도 미스 노트 없이요."(김건재)
-한주 씨는 일본 거장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1952~2023) 연주 실황을 담은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오퍼스' GV에 함께 하셨습니다.
"제가 어떤 작품을 보고 말을 얹는 걸 사실 좋아하지 않는데요. 근데 영화 쪽 일에 관심이 많아서 참석하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고 GV에 함께 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모더레이터분에게 패널들끼리 얘기하는 분량은 많이 줄이고 관객과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많이 늘려달라고 부탁드리죠. 보러 와주신 분들이랑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정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관객분들이 공개적으로 말씀하실 수 있는 창구가 소셜 미디어 말고는 없잖아요. 저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계기만 만들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김한주)
-춘추 씨는 다른 뮤지션들의 많은 러브콜을 받고 그 만큼 협업도 하고 있습니다.
"일단 일반적인 협업과는 다른 느낌인 거 같아요. 음악하는 사람들은 세부 직업이 조금씩 나눠져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저는 제작자 아니면 프로듀서로서 비중이 좀 더 크죠. 그래서 구체적인 표현 방식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동료들이 '같이 좀 일해보자'고 제안해주는 거 같아요. 그런 친구들이 음반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더 잘 전달될 수 있게 도와준다는 느낌이 강해요. 평소 장비 얘기를 많이 하고 다니니까 테크니컬한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분들이 물어보는 측면도 있고요."(김춘추)
-실리카겔은 비주얼 측면도 중요한 팀인데 웅희 씨는 뮤직비디오 작업으로 거기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음악 작업과 뮤직비디오 작업은 아무래도 다르겠죠.
"그냥 쉽게 말하면 음악은 들리는 거고, 영상은 보이는 거니까 완전 다르더라고요. 특히 이번에 저희 앨범 스토리가 좀 길었거든요. '파워 앙드레 99' 이전부터 '머신보이'나 '머큐리얼' 때부터 쭉 이어져 온 이야기죠. 그래서 스토리를 짜는 것에 좀 더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최웅희)
-2집 발매 직전에 연 콘서트의 완성도는 최고였습니다. 사운드의 질뿐 아니라 거대한 조명탑을 사용한 빛의 활용 등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그 콘서트가 2집 수록곡들을 다시 인식하는 데 도움을 줬어요. 라이브로 연주할 기회 없이 음반을 먼저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공연 때 쭉 제대로 연주를 해본 경험을 통해서 곡에 대한 해석이 새롭게 생겨났죠. 당시 얼마 남지 않았던 후반 작업에 대한 기준을 좀 더 명확하게 해준 거 같아요. 비주얼적인 측면에선 이전에 공연했던 예스24 라이브홀 내 세팅의 확장판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공연 서사도 싱글로 시작했던 걸 확장시켜서 앨범까지 끌어가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데, 공연에서 그런 의도가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김건재)
"몇 달 동안 거의 쉬는 시간 없이 하고 있던 와중에 큰 프로젝트 중 하나가 공연이었는데 '우리는 공연으로 좋은 기운을 얻는 사람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몸은 굉장히 힘들었지만 만큼 얻는 게 있어서 힐링 같은 시간이었죠."(최웅희)
-좋은 공연을 위해 어떤 고민들을 합니까?
"항상 좀 아쉬워요. 저는 개인적인 영역에서 신경을 좀 더 많이 써요. 드럼은 대놓고 물리적인 에너지가 나오는 악기니까요. 전자적으로 많이 사용을 하거나 다이내믹을 통제할 수 있는 악기를 사용하면 연주자 입장에선 굉장히 편해져요. 디지털 소스를 늘리면 늘릴수록 정말 편해지는 거죠. 그런데 아직은 태곳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진동을 좋아해요. '어떻게 악기를 배치하면 더 간섭이 없게 할까' '킥을 다른 재질로 사용해볼까' 같은 고민을 계속 하는 거죠."(김건재)
"개인 악기와 앰프를 다 갖고 다니면 좀 피곤해도 저희가 공연장에서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선택지가 최대화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기동성이 좋을지에 대해 정말 오랫동안 생각을 해왔었어요."(김춘추)
-실리카겔은 아티스트이지만 신성한 노동자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 묵묵히 몸으로서 뭔가를 계속 하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신성한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완전 '노동 계급'이죠. 저희는 곡간(曲間)을 세밀하게 짜놓고 가요. 곡과 곡이 이어지는 구간이 시네마틱한 게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근데 항상 콘서트가 끝나면 '하나 더 생각해볼 걸' 하는 구간들이 있어요. 합주할 때는 제가 낮은 다이내믹으로 연주하니까 괜찮은데 본 공연에선 진동을 계속 받다 보니까 (드럼의) 볼트나 너트 같은 게 풀리기도 하거든요."(김건재)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퍼포먼스를 해야 되는 입장이고 그게 바로 관객한테 닿게 되는 상황이니 디테일하게 저희가 건드리는 악기들에 대한 고민들을 지속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많은 밴드들이 비슷한 고민을 할 거예요."(김춘추)
-근데 요즘 1인 밴드도 많잖아요. 컴퓨터를 사용해 소리를 다 찍기도 하고요. '밴드가 비효율적인 시대'라는 말도 나옵니다. 밴드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갇히지 않게 되는 게 재밌어요. 혼자 하면 아무래도 비판 받을 일이 적거든요. 제가 저한테 비판을 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됐지' 하는 타협선도 굉장히 낮죠. 근데 그룹으로 뭔가를 하게 되면 서로 계속해서 영향을 주거나 끼치게 되니까 고이는 속도를 늦춰주는 것 같아요."(김건재)
"팀에선 각자가 해야 되는 임무들이 있고 또 대체가 안 되는 능력들이 있다 보니까 그 부분에 대한 책임감이 더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근데 솔로 작업은 자신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죠. 그러다 보니까 약간 게을러질 수도 있고요."(김춘추)
"저는 진짜 밴드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너무 많이 듣기도 했고요. 혼자서는 못할 일도 뭔가 넷이 모이면 가능하죠. 넷이 모였을 때 단점만 4배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저희는 장점만 4배가 되는 게 너무 좋아서 이 방식으로 하는 것 같아요."(최웅희)
"당연히 밴드로 음악을 할 거라고 어렸을 때부터 생각을 했어요. 근데 이제 확실히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기대하면서 활동을 해야 되는 것 같기는 해요. 음악적인 부분이나 기동력적인 측면에서 감수해야 할 것들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퀄리티적인 측면이나 보는 측면에서 굉장히 큰 리턴이 있을 걸 아니까요. 그런데 최근 음악 시장이 K팝 아이돌도 그렇고 그룹 형태를 좋아해주시는 거 같아요. 2018~2020년엔 솔로 아티스트들이 트렌드였던 거 같고요. 상황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저희가 사람들한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길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니 상황이 어찌 됐건 그냥 재밌게 하는 게 중요하죠."(김한주)
-뚝심 있게 끌고 온 2집 발매 뒤 이야기가 완성됐다는 느낌이 들었나요? 작년 초부터 정규 2집을 위한 빌드업이 참 좋았습니다.
"저희가 음반 단위로 음악을 듣는 걸 워낙 좋아하는 사람들이고 거기에 매력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보니 정규 음반을 내야 한다는 생각은 계속 있었어요. 이번처럼 싱글부터 시작해서 확장되는 느낌의 음반을 만들면 물리적으로도 좀 더 우리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스토리를 조금 더 딥하게 끌고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러 가지로 재밌을 것 같았죠. 사실상 2023년은 통째로 '파워 앙드레 99'를 내기 위한 활동의 해라는 생각이 들어요. 디벨롭을 해서 종착지가 정규 음반이 된 거죠. 그래서 다른 음반을 냈을 때보다 조금 더 개운하다는 느낌도 있어요."(김춘추)
"저도 내고 나서 '졸업했다'라는 느낌이 제일 크게 들었어요. 1년이 넘게 이끌어온 프로젝트다 보니까 '전역했다'라는 느낌이 들어서 바로 다음 걸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 작업을 하면서도 '다음엔 뭘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 거예요. 얼마 전에도 멤버들과 만나서 '2024년은 이렇게 보내보자'라며 이야기를 나눴어요. 새로운 지점을 바라보고 몰입해나가는 과정이죠."(김한주)
"저는 어떻게 보면 스토리의 문을 닫고 들어온 사람이에요. 제가 만든 뮤직비디오가 앨범 발매보다 일주일 늦게 공개가 됐거든요. 이야기도 '머신보이'의 끝을 보여주는 내용을 만들다 보니까, 1년 동안 뭔가를 계속 같이 해왔던 존재들이랑 '고생했다' 하고 끝내는 느낌이 확 들었습니다. 그래서 며칠 기분이 되게 이상하더라고요. 제가 만들어 놓고도 뭔가 남이 만든 긴 시리즈물의 마지막 편을 보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캐릭터 한 명 한 명에 좀 더 몰입이 됐죠."(최웅희)
"어떤 무형의 목표를 두고 어떻게 하면 앞단을 짜볼 수 있을까 생각을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아요. 2집을 내고 개운한 것도 있었지만 파편적으로 올해 상반기엔 무엇을 스타트 해보면 좋을까 이런 생각을 계속했죠."(김건재)
-2022년엔 '노 페인', 2023년엔 '틱 택 톡'이 각각 재작년과 작년의 '올해의 록'이라는 평을 받았어요. 특히 페스티벌에서 격렬한 떼창을 유발했습니다. 아무래도 세트리스트 구성 측면이나 임하는 태도에서 페스티벌 공연은 단독 공연과 다를 거 같은데요.
"아무래도 페스티벌은 저희가 좀 더 적극성을 보여야 하는 경우가 많죠. 원래 저희는 페스티벌 특성에 맞춰서 세트리스트를 구성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점점 저희에게 프라임 시간대를 주시면서 저희도 이제 책임감이 생겼죠. 땡볕에서 기다려주시는 분들에 대한 보답이라면 보답이고, 저희도 어떻게 보면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즐길 수 있는 기회다 보니까 편곡도 해보고 세트리스트도 극단적인 의미에서 포인트를 잡아보기도 해요. 사실 영상 등을 통해 페스티벌에서 제 모습을 보면, 오그라들기도 하고 웃기고 재밌기도 한데, 좋아해 주시는 걸 아니까 뭔가 더 내던지려고 합니다."(김한주)
-'프리마베라 사운드 2024'(5월30일~6월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같은 해외 굵직한 페스티벌 출연이 예정됐고 대만, 일본 같은 지역에서도 인기를 누린다고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가 갖고 있는 데이터가 없어서 해외에서 반응이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적극적으로 해외 활동을 해본 적이 거의 없어서 우선 계속 공연을 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말레이시아 같은 곳에서도 저희 뮤직비디오 조회수나 음원 스트리밍 숫자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쌓여 있더라고요. 대만은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곳인데, 한국이랑 비슷한 느낌이 좀 있어요. 로컬 뮤지션분들의 장악력을 무시할 수가 없더라고요. 대만도 서브컬처가 발달해 있는 나라지만 국민적인 인기를 얻은 팀들의 리더십이 대단한 것 같더라고요. 우리나라처럼 문화 수출량도 많아지고 있고요. 이처럼 각 나라 신마다 분위기나 성향들이 있는데 계속 공부를 해보고 있어요. 다만 공통적으로 느낀 건 밴드 음악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좀 커지고 있는 것 같긴 해요."(김한주)
-2년 전부터 올해까지가 진짜 실리카의 분기점이 될 것 같은데요. 계속 성장해 가는 와중에 각자 잃고 싶지 않은 부분들이 있을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올해가 더 중요한 것 같거든요. 그래서 개개인의 건강을 잘 챙기는 게 아무래도 첫 번째예요. 개인 자체들이 건강했을 때 그 집단이 건강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우선 제가 건강하게 서 있는 게 효과가 좋을 것 같아서 그쪽에 신경을 많이 써보려고 해요."(김건재)
"저희가 짧다면 짧을 수 있지만 또 나름 길다면 길게 활동을 해온 팀인데 재작년, 작년에 되게 큰 성장을 한 거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 '이제 좀 잘 되는 것 같으니까 좋은데' 같은 생각을 편하게 하는 멤버들은 아마 없을 거예요. '계속 우리는 똑같은 걸 해왔고 여러 가지 어떤 요소들에 의해서 지금 되게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할 것 같죠. 그 '마인드셋(mindset)'을 유지하면서 저희가 처음 활동을 할 때 느꼈던 '어떤 두근거림'을 계속 놓치지 않고 싶어요. 또 이상한 것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흥미를 계속 가지고 가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김춘추)
"멤버들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 잘 지키고자 하는 의식이 굉장히 투철해서 걱정되는 건 없어요. 근데 그런 생각은 들어요. 뭔가를 잃지 않으려고 지키기에 급급하면 또 안 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거든요. 뭔가 잃을 줄도 알아야 되는 순간들이 있죠. 그래야 생기는 어떤 에너지도 있고요. 실리카겔이 지금까지 큰 리스크를 쥐고 했었던 결정들이 있는데 그런 마음은 버리지 않고 싶습니다. 즉 잃을 줄 아는 마음을 잃지 않고 싶어요."(김한주)
"앞으로도 온갖 것들이 되게 많이 변할 것 같아요. 근데 저희는 그냥 하던 거 쭉 하고 있었거든요. 그것만 가지고 가면 되지 않을까 해요."(최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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