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체제 방통위, MBC 재허가하며 “시사프로 공정성 개선방안 반영”

141개 지상파 방송 재허가 의결
점수미달 88개는 3년 조건부 허가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31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이상인 부위원장(오른쪽)과 함께 위원회 회의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지난해를 끝으로 허가 유효기간이 끝난 141개 방송국에 대한 재허가를 의결했다. 재허가 기준 점수인 650점(총점 1000점)을 넘기지 못한 88개 방송국에 대해서는 ‘3년 조건부 재허가’ 결정이 내려졌다.

방통위는 31일 3차 전체회의를 열어 2023년 재허가 대상인 한국방송(KBS) 등 34개 지상파 방송사 141개 방송국의 재허가를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각 분야 전문가 11명으로 꾸린 재허가 심사위원회(위원장 이재진 한양대 교수) 심사 결과, 141개 방송국 중 700점 이상 방송국은 한국방송1유에이치디티브이(UHDTV) 한 곳이었다. 650점 이상 700점 미만 점수를 받은 방송국은 한국방송2디티브이(DTV) 등 52곳, 650점 미만 방송국은 광주문화방송 에이엠(AM)방송국 등 88곳으로 평가됐다. 이에 방통위는 재허가 세부계획에 따라 700점 이상 방송국에 대해서는 5년, 650점 이상을 받은 곳은 4년의 유효기간을 부여해 재허가를 의결했다. 반면 650점 미만 88곳은 3년짜리 조건부 재허가를 받았다.

재허가 조건과 관련해 김홍일 위원장과 이상인 부위원장은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을 특히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재허가 조건과 관련해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은 지상파 방송사가 추구해야 할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인 만큼, 기존 권고사항으로 부과됐던 취재보도윤리 위반 방지 사항을 조건으로 상향해서 부과했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문화방송(MBC)을 겨냥해 “방송의 공적책임과 관련해 디티브이 등 재허가 신청시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공정성·객관성 확보를 위한 개선 방안 등이 포함되도록 했다”고 했다. 두 사람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이 추천·임명한 인사다.

앞서 방통위는 김 위원장 취임 이틀 만인 지난해 12월31일 회의를 열어 재허가 안건을 처리하려고 했으나, 검토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회의 당일 이를 취소한 바 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