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유럽 농심… 프랑스 이어 벨기에서도 트랙터 시위
[앵커]
정부와 유럽연합의 농업 정책에 반발한 농민들의 시위가 프랑스에서 벨기에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20여년 협상 끝에 가까스로 원론적인 합의에 도달한 유럽과 남미 간 자유무역협정도 다시 한번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프랑스 수도 파리로 향하는 고속도로가 트랙터 행렬에 막혀 있습니다.
유럽과 남미의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끌고 나온 겁니다.
농민들은 EU의 과도한 환경 규제로 유럽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데 남미의 값싼 농산물까지 유입되면 유럽 농가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장 밥티스트 봉가드 / 프랑스 농부> "우리가 요구하는 핵심 중 하나는 규범 축소입니다. 하나를 없애면 다른 것이 추가되니 더 이상 외국 시장과 경쟁할 수 없습니다."
프랑스 전국농민연맹은 지난 18일부터 트랙터로 주요 도로에서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수도 파리를 봉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정부가 각종 지원 대책을 발표했지만 성난 농심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항의 시위는 이웃 나라 벨기에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벨기에 농부들은 주요 항구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폐쇄했고, 1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EU 의회 근처에서 시위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아델린 데스메흐트 / 벨기에 농부> "이대로 계속 가면 농업의 종말은 문명의 종말을 의미할 겁니다. 우리가 더 이상 아무것도 만들지 않는다면요."
유럽연합과 남미공동시장은 20년에 걸친 협상 끝에 2019년 FTA에 원론적인 합의를 이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EU가 환경보호 의무 등 새로운 조건을 추가할 것을 요구하자 남미 국가들은 보호무역주의라고 반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대적인 농민 시위를 의식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FTA 반대 의사를 밝히고 나서면서 협상은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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