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러 간 병원서 쓰러져 뇌사"…아픈 3명 살리고 떠났다

박효주 기자 2024. 1. 3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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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10년 넘게 간호 봉사활동을 해오다 갑자기 쓰러진 뒤 뇌사 상태에 빠진 6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3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2월 인천성모병원에서 뇌사 상태였던 황영옥(69)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좌우)을 3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3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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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좌우)을 3명에게 기증하고 숨진 고 황영옥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병원에서 10년 넘게 간호 봉사활동을 해오다 갑자기 쓰러진 뒤 뇌사 상태에 빠진 60대 여성이 장기기증으로 3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2월 인천성모병원에서 뇌사 상태였던 황영옥(69)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간장, 신장(좌우)을 3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31일 밝혔다.

고인은 10년 넘게 인천성모병원에서 간호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초 봉사를 시작하기 전 화장실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급히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가족은 의료진에게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고, 봉사하려다 쓰러졌기에 아픈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장기 기증하면 좋겠다고 결정해 기증에 동의했다.

경북 영주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고인은 활발하고 사교성이 좋았고, 주변 사람과 나누고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동생의 권유로 20년 전부터 노인복지회관과 병원 간호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동생 황영희 씨는 "어머니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셔서 언니가 학비도 내주고 친엄마처럼 돌봐줬다"면서 "어려운 살림에도 늘 가족과 남들을 돕던 착한 언니였기에 더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같이 여행 가자고 했는데 일한다고 나중에 가자고 한 것이 너무나 미안하다"면서 "하늘나라에서는 고생하지 말고, 언니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엄마와 먼저 만나서 잘 지내고 있으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남을 위해 봉사를 하러 간 병원에서 생명나눔을 실천하신 기증자와 그 뜻을 함께해 주신 기증자 유가족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면서 "삶의 끝에서 전해준 희망은 새로운 생명으로 밝게 피어나 세상을 환하게 밝힐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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