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주주 반대매매’ 엔케이맥스… 증권사들은 “우린 안 했다”
바이오기업 엔케이맥스의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박상우 대표가 반대매매로 회사 지분율이 소수점 단위로 줄어들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지만, 주식담보계약을 체결했던 증권사들은 반대매매에 나서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엔케이맥스가 공시하지 않은 다른 사채권자가 반대매매 주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엔케이맥스가 박 대표 등 특수 관계인의 지분 대량 보유 상황을 정확히 공시하지 않아 주주들의 혼란을 키운 셈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케이맥스는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21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910원(29.89%) 내리면서 하한가(가격제한폭 최하단)를 찍었다. 최대 주주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여파가 컸다.
엔케이맥스는 반대매매로 박 대표와 특수 관계인 지분이 15.06%(1248만2184주)에서 0.76%(62만8902주)로 줄었다고 전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개인 보유 지분이 0.01%(5418주)로 쪼그라든 박 대표는 최대 주주 지위를 잃었다. 반대매매는 계약 만기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담보가치가 일정 비율 이하로 떨어질 때 증권사 등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매매는 지난 24일 이뤄졌다.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엔케이맥스 주가는 지난 24일에도 장 중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후 약세 흐름이 이어져 왔다.
일부 엔케이맥스 주주들은 화살을 KB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으로 돌렸다. 엔케이맥스가 지난 10일 공시한 대량 보유 상황 보고서상 박 대표와 특수관계자들이 보유한 엔케이맥스 주식 약 150만주를 담보로 두 증권사와 주식담보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와서다.
하지만 두 증권사 모두 반대매매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B증권 관계자는 “박 대표가 지난해 12월 22일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다”며 “이 같은 사실이 왜 (지난 10일) 공시에 반영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도 “박 대표가 보유 주식을 매도해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며 “증권사가 반대매매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사채권자가 반대매매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가 KB증권에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른 사채권자와 새롭게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으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반대매매가 나왔다는 것이다. 주가가 더 떨어지면서 추가 반대매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박 대표가 보유 주식을 처분해 나머지 대출금도 상환한 것으로 보인다.
엔케이맥스는 박 대표가 새롭게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155조에 따르면 회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는 지분 1% 이상을 담보로 대출 계약을 체결하거나 변경할 때 보고 의무가 있다.
엔케이맥스는 잇달아 입장문을 내고 주주들에게 정상화를 약속했다. 박 대표 명의의 입장문에선 “이번 사태의 빠른 해결과 주가 회복을 위해 최대한 조속히 지배구조를 안정시킬 방법을 찾겠다”며 “회사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전략적,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고 최대 주주로서 책임경영에 나설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임직원 명의의 입장문에선 “비용 절감 및 사업의 선택과 집중 등을 통해 수익 경영을 강화해 올해 상반기 중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는 모습을 주주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영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엔케이맥스를 신뢰하시어 투자해 온 대주주들께서 박상우 대표의 사업 능력 및 그동안 성과에 대해 변화 없는 지지를 약속하셨는바, 경영 혼란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 알려 드린다”고 했다.
애널리스트 출신인 박 대표는 2002년 에이티젠을 설립했다. 에이티젠은 2015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2019년 코넥스 상장사 엔케이맥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사명도 엔케이맥스로 정했다. 엔케이맥스는 면역세포치료제와 건강기능식품 등의 사업을 영위해 왔다. 상장 때는 ‘2016년 연간 순이익 흑자 전환’을 청사진으로 제시했으나,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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