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원 내건 아마존·무료보기 시작한 라쿠텐…日웹툰업계 치열(종합)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일본에서 세로로 보는 만화, 이른바 웹툰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아마존은 총 1억엔(약 9억원)을 내걸고 새로운 작품 확보에 나섰고, 일본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라쿠텐도 웹툰을 서비스하는 만화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다.
31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 저팬이 '아마존 플립툰 세로 읽는 만화'(縱讀みマンガ·다테요미만가) 대상' 공모전을 개최했다.
눈에 띄는 것은 상금 규모다. 총상금액은 1억엔에 달한다.
공모전 1위에 해당하는 그랑프리 작품에는 1천만엔, 준 그랑프리를 받은 4개 작품에는 각각 750만엔이 주어진다.
판타지, 액션, 로맨스, 호러, 일상 등 장르별로 주는 카테고리 상은 최대 15명에게 400만원씩 수여한다.
오는 5월 6일까지 응모작을 받은 뒤 6월 중으로 수상자를 발표한다.
공모전 요강을 살펴보면 웹툰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전통적인 가로만화나 네컷만화를 세로로 올리는 것은 금지했으며, 모두 채색한 작품을 권장했다.
통상 일본 만가(만화의 일본식 발음)는 흑백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웹툰은 세로 방향 진행과 전체 채색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3월 플립툰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웹툰 제작사인 키다리스튜디오와 레진엔터테인먼트로부터 '외과 의사 엘리제' 등 웹툰 콘텐츠를 공급받아 서비스해왔다.
여기에 더해 공모전을 열면서 오리지널(독점) 웹툰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대표 전자상거래업체 라쿠텐도 웹툰 서비스에 나섰다.
라쿠텐은 지난 25일 만화 앱 'R-툰'을 출시하고 세로로 보는 디지털 만화 여러 편을 선보였다.
넷플릭스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웹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비롯해 윤필·재수 작가의 SF 웹툰 '다리 위의 차차' 등이 대표적이다.
만화 제작사와 손잡고 라쿠텐 오리지널 웹툰도 내놨다.
콘텐츠는 물론 비즈니스 모델도 웹툰 방식을 따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라쿠텐은 '기다무'(기다리면 무료) 방식을 채택해, 매일 1편의 세로 만화를 무료로 풀기로 했다.
현재 일본 웹툰 플랫폼 업계는 한국 기업들이 양분하고 있다.
카카오픽코마(구 카카오재팬)의 디지털 만화 플랫폼인 픽코마는 2020년 하반기부터 세계 디지털 만화 플랫폼 소비자 지출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1천억엔을 달성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라인망가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우선 작품별 인기가 높아졌다. 지난해 '입학용병' 한 작품만으로 연 거래액 10억엔을 달성했고, '약탈신부'와 '재혼황후' 월 거래액도 1억엔을 넘겼다.
이에 힘입어 라인망가와 이북재팬을 운영하는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는 지난해 11개월 만에 총거래액 1천억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라인망가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1천만명을 넘겼다. 픽코마 역시 MAU 1천만명 수준을 꾸준히 오가고 있어 두 플랫폼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이다.
네이버웹툰은 일본 아마추어 플랫폼인 인디즈와 라인망가를 통해 현지에서 웹툰 작가를 발굴하고, 웹툰 생태계를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 오리지널 웹툰의 50%가 글로벌 독자를 만났다"며 "현지 창작자를 발굴하고 생태계를 키워 제2, 제3의 (성공) 사례가 계속 나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픽코마는 자회사 스튜디오원픽을 두고 현지에서 신작을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스튜디오원픽의 웹툰이 일본을 넘어 국내로 역수입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 플랫폼들이 수년에 걸쳐 일본 웹툰 시장에 공들인 끝에 1·2위를 다투게 됐지만, 최근 들어 아마존·애플 등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는 물론 일본 현지 기업인 라쿠텐, 슈에이샤 등도 자체적으로 웹툰 서비스를 시작하며 도전장을 던지는 모습이다.
해외 기업들의 움직임이 거세지기는 했지만, 일본의 웹툰 시장 자체가 커졌다는 방증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웹툰 플랫폼 관계자는 "최근 일본에서 한국 웹툰 작품의 인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전통적으로 출판만화의 인기가 높았던 일본 시장에서 최근 웹툰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웹툰 서비스도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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