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봄날' 온다…부활 위해 '도움닫기' 나선 삼성전자

백유진 2024. 1. 3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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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Q D램 흑전 이어 1Q 메모리 흑자 전망
AI 반도체 사업 가속…맞춤형 제품까지 준비
삼성전자 DS 부문 분기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약 15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한 삼성전자가 4분기 D램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반등 신호탄을 쐈다. 올 1분기에는 전체 메모리 사업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 매서운 혹한기를 지나 찾아온 봄바람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봄'을 맞아 업황 개선을 이끈 생성형 AI(인공지능)와 관련된 HBM(고대역폭메모리), 서버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에 적극 대응하며 수익성 개선과 미래 준비에 집중할 계획이다. 재고 수준이 완전한 정상화될 때까지는 기존 감산 정책도 유지한다.감산 지속해 정상화 가속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의 영업손실은 2조1800억원에 달했다. 다만 전 분기(3조7500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규모는 감소세다.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도 D램 사업이 4분기 흑자로 돌아서며 실적 하락 폭을 줄였다. 메모리 시장 성장률을 가늠하는 지표인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환산 생산량 증가율)도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30%를 기록해 시장 성장세를 상회했다.

▷관련 기사:'누적 적자 15조' 삼성전자, 반도체 혹한기 넘겼다(1월31일)

감산 영향과 맞물려 D램 낸드 모두 재고 소진도 가속화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감산을 공식화한 바 있다. 수요 부진이 지속되자 공급을 조절해 재고 소진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D램 재고가 1분기 이후 정상 범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낸드 역시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 실장(부사장)은 "4분기 출하량 증가 및 생산 하향 조정 영향으로 재고 수준이 빠른 속도로 감소했으며, 특히 시황 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D램 중심으로 재고 수준이 상당 부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시황이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당분간 감산 기조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기존 재고 정상화 목표와 이를 위한 생산량 조정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D램, 낸드 모두 세부 제품별 재고 수준에 차이가 있어 미래 수요와 재고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반기에도 선별적인 생산 조정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SK하이닉스도 감산 규모를 올해 점진적으로 조정하되, 재고 정상화 시점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가 예상하는 재고 정상화 시점은 D램은 상반기, 낸드는 하반기다.

/그래픽=비즈워치

AI 물결 탄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사업의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메모리 사업의 흑자 전환을 예상했다. 전반적인 수요 환경이 점진적인 회복세에 접어든 데다, 생성형 AI가 떠오르며 메모리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어서다.

김 부사장은 "최근 생성형 AI 서버에 HBM 및 고용량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채용이 늘고, 낸드에서는 8TB(테라바이트)급 고용량 SSD 수요도 접수되고 있어 수요 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성장세가 둔화했던 PC·모바일의 경우 온디바이스 AI가 새로운 판매 소구점으로 부각됨에 따라 D램 채용량 증가 뿐만 아니라 세트 자체의 출하량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도 생성형 AI 관련 수요에 적극 대응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HBM 판매량은 매 분기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40% 이상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3.5배 규모로 성장했다. 올 상반기에는 HBM3 등 선단 제품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전체 HBM 판매 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나아가 하반기에는 9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HBM 제품 준비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HBM3E는 8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샘플 공급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내 양산 준비를 완료한다. 이어 12단 적층 기술을 기반으로 구현한 36GB의 고용량 제품도 1분기 내 샘플 공급 예정이다. 다음 세대인 HBM4의 경우 내년 샘플링을 진행해,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수요가 늘고 있는 맞춤형 HBM에 대한 사업 준비도 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표준 제품뿐 아니라 로직 칩을 추가해 성능을 고객별 최적화한 맞춤형 HBM 제품도 함께 개발 중"이라며 "현재 주요 고객사들과 세부 스펙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시스템 반도체 업체와의 협업이 중요해지는 맞춤형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LSI 사업부 및 어드벤스트 패키징 사업팀과의 종합 시너지를 강점으로 경쟁력 있는 시장 대응을 통해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작년 실적이 부진했던 파운드리 사업도 '온디바이스 AI'를 미래 먹거리로 삼는다. 정기봉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향후 온디바이스 AI 제품이 많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AI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NPU(신경망처리장치) 블록 사이즈가 커지고 S램 용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한 자릿수 후반의 성장이 예상돼 향후 파운더리 수요에 더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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