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 맨슨(Mark Manson)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Mark Manson’에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를 여행했다’라는 제목의 한국 여행기 영상을 업로드했다. 마크 맨슨은 영상에서 “국가의 발전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잔인한 교육 시스템이 도입됐고,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엄청난 정신적 부담을 가하는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의 10~20대에서의 자해·자살 사례가 급증하면서, 청년 세대의 우울증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0~20대 사이에서 늘어나는 우울증과 자해, 자살…원인은? 최근 10~20대 사이에서 마음의 병으로 인해 자해나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응급의료센터가 발간한 ‘2021-2022 응급실 자해·자살 시도자 내원 현황’에 따르면, 2022년 전국에서 자해·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찾은 이들은 4만 3,268명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46%에 달하는 1만 9,972명이 10~29세 사이 청년 세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인 가운데서도 근속 연수가 짧고 나이가 어릴수록 우울을 경험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혹은 자해할 생각을 했다’는 문항에서 20대가 가장 많이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10~20대 사이에서 SNS를 통해 자해 사례를 공유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한다. 자기 신체 일부를 훼손한 ‘자해 전시’ 사진을 공유하거나, 특정 감기약을 다량 복용해 응급실에 실려간 ‘약물 자해’ 영상을 올리기도 하면서 우울감을 표출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해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타인까지 우울감에 빠지게 할 수 있고, 모방하는 사례가 생겨날 수 있는 만큼 경계해야 한다.
이렇게 10~20대 젊은 세대에서 자해와 자살 시도가 많아진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우울증이 지목됐다. 우울증 등 정신과적 문제로 인한 자살 시도가 전체의 44.1%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 밖에도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들과의 갈등 △직장이나 학교에서의 괴롭힘 △취업난 △고용 불안정 △극심한 경쟁 등 주변 환경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면서 자해와 자살 시도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우울증을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향, 문제 하나가 해결되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과거와 비교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 등은 젊은 세대의 우울증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스스로 극복하기 어려운 우울증, 어떻게 극복할까 우울증은 환자 본인뿐 아니라, 주변인의 관찰로도 진단할 수 있다. 때문에 평소 우울감이 느껴지거나, 주변에서 우울감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증상을 세심하게 관찰해 보는 것이 좋다.
다음은 미국 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의 우울증 삽화 진단 기준(DSM-V)이다.
△적어도 2주 동안 거의 하루 종일 우울하거나, 하루 대부분의 활동에서 흥미가 현저하게 감소돼 있음 △체중 감소나 증가, 식욕의 감퇴나 증가 △불면이나 과수면 △정신운동성 초조나 지체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에너지 상실 △삶에 대한 무가치한 느낌, 부적절한 죄책감 △사고력, 기억력, 집중력 감소 또는 우유부단함 △반복적인 죽음에 대한 생각 또는 자살사고나 자살기도
이러한 증상이 5개 이상 나타났을 때는, 우울증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우울증을 치료할 때는 항우울제를 활용한 약물치료를 실시하게 된다. 항우울제를 최소 6개월 이상 충분한 기간 동안 사용하면 우울증 재발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환자 스스로 스트레스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면서, 환자가 인지하는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약 주변에 우울증이 의심되는 사람이 있다면, 우울증 여부를 먼저 묻기보다는 당사자가 마음의 문을 열고 말해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이때 감정 표현을 강요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조언을 하기보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우울한 감정을 떨쳐내기 위해 운동이나 여행 등을 권유하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규칙적으로 함께 식사를 해 주는 것, 가벼운 산책을 함께해 주는 것만으로도 우울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울증 당사자가 위태로운 상태임에도 병원 방문을 꺼릴 때는, 동행해 심리 상담을 함께 받아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