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대남 기구’ 정리에…범민련 남측본부도 해산키로
통일운동 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가 다음 달(2월) 17일 총회를 열고 해산과 함께 새로운 조직 창설을 공식화합니다.
범민련 남측본부는 최근 공지를 통해 다음 달 17일 정오쯤 총회를 연다고 알리며, 1부 '해산 총회'와 2부 '새 조직 건설 결의대회'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본부는 조직 해산 이후 새로운 전국 단위의 반제·자주 운동 연합체를 만들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범민련 남측본부 공지문에는 현재 남북 상황에 대해 "분단과 예속을 끝장내고 자주권을 쟁취하는 새로운 격변기"라고 소개돼 있습니다.
이어 "민족 자주와 대단결의 한 길에서 함께 동고동락해왔던 동지들을 총회에 초대한다"며 "반제·자주 평화 애호 세력은 모두 단결하자"는 내용도 공지문에 적혀있습니다.
범민련 관계자도 KBS와의 통화에서 "해산 총회를 여는 것은 맞다"고 밝혔습니다.
■ 김정은 지시에 북측 대남 기구 '정리'...'34년' 범민련, 역사 속으로?
범민련이 실제로 해산 이후 새 조직 결성에 들어간다면 설립 3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셈입니다.
범민련은 1990년 남북과 해외 인사들이 통일운동단체를 자처하며 결성한 조직으로, 연방제 통일과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주장해온 범민련 남측본부는 지난 1997년 대법원에 의해 이적단체 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범민련 남측본부의 이 같은 결정은 북한이 최근 대남 기구를 정리하겠다고 선언한 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됩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시기 북남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을 위한 연대기구로 내왔던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북측본부, 민족화해협의회,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 등 우리 관련 단체들을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고 지난 13일 보도했습니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연말 전원회의에서 “북남관계는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라며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 사업 부분의 기구들을 정리·개편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들 단체들은 모두 남북 민간 교류에 관여해온 조선노동당의 외곽 기구들로, 남측에도 '카운터 파트'에 해당하는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 '6.15 남측위'도 총회 개최..."조직 개편 등 다각도 논의"
범민련 남측본부 외에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도 오늘(31일) 오후 2시쯤 총회를 열고 향후 조직 운영 방향 등을 논의합니다.
6.15 남측위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여러 가지 변화가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조직의 전망을 어떻게 논의할지, 일종의 프로세스 중심으로 얘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저희는 남북 공동 기구이기 때문에 한쪽의 파트너 조직이 해소된 조건에서는 기존 남북 공동의 운동 방식으로는 활동하기가 상당 기간 어렵다는 게 객관적 상황"이라며 "기존 운동에 대한 평가와 함께 앞으로 어떻게 활동해 나갈 것인지, 조직을 새로 개편하는 문제까지 여러 각도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6.15 남측위에는 전국적으로 지역 참여 단체까지 하면 4백 개 정도 참여하고 있고, 공동 대표가 100여 명 정도 있다"며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결론이 나오는 건 빨라야 상반기, 아니면 조금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논의를 충분히 해서 여러 평가와 의견을 잘 모으면 새로운 혁신의 도약 계기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민화협'은 '유지' 결정..."북한 기구 없어졌어도 우리 길 가야"
반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는 최근 의장단 회의를 통해 기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민화협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남북 관계는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으니 그대로 기구를 유지하고, 우리의 역할을 충실히 하기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며 "조만간 성명서를 내려고 문구를 조율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민화협 상임의장과 공동의장 30여 명은 지난 18일 회의를 열고 기구의 기본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고은희 기자 (ginger@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나도 모르는 내 폰이 있다?…여기서 확인하세요!
- “친구를 7년 동안 노예처럼 부린 부부”…징역 7년 선고
- ‘고발사주’ 의혹 손준성 검사장, 1심 징역 1년
- [현장영상] “불법 포획 흔적은 없지만”…백령도 해안가에서 거대 밍크고래 사체 발견돼
- 노동자 건강권 보장하랬더니…공공기관 꼼수 휴게실
- 제주 바다에 또 오폐수 콸콸…곳곳이 ‘시한폭탄’
- ‘30억대 희대의 사기’ 전청조에 징역 15년 구형…최후진술에서 전 씨가 한 말 [오늘 이슈]
- “임신은 번갈아 가면서” “조부상이 대수냐”…이런 직장 상사가 아직도?
- [영상] “웨어 이즈 만치니?”…만치니가 경기 도중 떠난 이유는?
- [친절한 뉴스K] 쇠막대기 하나로 급제동…위험천만 무허가 운전 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