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이재명 대선 지원' 김윤태 국방연구원장 해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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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국방연구원이 2021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약 수립을 불법 지원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국방연구원 임직원 등이 제20대 대선의 특정 후보를 위해 국방 공약을 작성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사항과 채용 과정에서 업무를 태만히 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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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대 교수, 당원 가입한 채 재직하며 공약 개발 관여
[서울=뉴시스] 변해정 기자 = 국방부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국방연구원이 2021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약 수립을 불법 지원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31일 공직선거법 등을 위반한 김윤태 국방연구원장과 국방대학교 A교수를 해임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선거 공약 개발 활동에 참여한 국방연구원 전 부위원장과 전 센터장 등 3명에게는 징계처분을 명령했다. 채용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국방연구원 면접 전형위원도 문책하도록 했다.
감사원이 공개한 '부패행위 신고사항 등 조사' 감사 보고서를 보면 김 원장은 2021년 3월 세종연구소 부소장인 B씨로부터 이 후보의 국방 정책 공약을 개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B씨는 국방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고 2021년 10월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자 캠프 산하 국방정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인선됐다.
김 원장은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C씨를 원장실로 불러 B씨를 소개한 후 B씨가 갖고 온 이 후보의 모병제 공약 문서를 보여주며 검토해볼 것을 지시했다.
국방연구원의 다른 책임연구위원과 센터장, 실장 등도 이 후보 공약 개발에 동원됐다. 이들은 C씨가 이 후보의 모병제 공약 문서를 분석해 만든 '모병제 쟁점 및 정책 방향'이라는 문서를 공유받고 B씨를 직접 만나 모병제 공약에 관해 조언을 해줬다.
A교수 역시 민주당 당원에 가입한 채로 교수로 근무하면서 이들과 함께 이 후보자의 국방 정책 공약 개발 및 검토 관련 문서를 작성에 관여했다.
이들의 공약 개발 모의는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단체 대화방인 '북한산등산모임'을 통해 이뤄졌다. 이 대화방은 등산을 위한 친목 모임을 표방했지만 사실상 선거 캠프나 다름 없었다.
김 원장은 중앙선관위원회에 제출해야 할 선거공약 문서 양식에 맞춰 공약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정책명은 '4차산업혁명시대의 첨단 과학기술 적용, 미래형 강군 건설'이었고 슬로건은 '미래형 첨단 강군 건설, 튼튼한 안보 구현'이었다. 신군사혁신(New RMA) 구상 개념 수립과 군사혁신단 설치, 획득제도 개선, 국방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등의 주된 내용은 이 후보의 국방 분야 공약으로 반영됐다.
김 원장은 또 2021년 10월께 한 언론사와 세미나를 공동 주최하기로 하고 세미나 담당자인 기자들과 관련 협의 등을 했다는 사유로 21만원의 자문비 지급을 지시했다.
2021년도 후반기 직원 채용 당시에는 응시자와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거나 함께 연구과제를 수행한 이력이 있는 등 제척 대상인 자를 면접 전형위원으로 선정해 채용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훼손했다.
감사원은 김 원장을 비롯한 국방연구원 임직원들이 이 후보 캠프의 대선 공약 개발을 도와준 행위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됐다.
또 국방연구원 임직원들이 대선 공약 개발을 도와 달라는 B씨의 부탁을 들어준 행위가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수사 참고 자료를 검찰에 보냈다. 국방연구원 임직원들이 이 후보 공약 개발 과정에서 주고 받은 문서에 무기 제원 등 비밀에 해당하는 정보가 포함된 사실도 확인하고 군사비밀보호법을 위반해 무단 활용·유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감사원은 "국방연구원 임직원 등이 제20대 대선의 특정 후보를 위해 국방 공약을 작성하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사항과 채용 과정에서 업무를 태만히 하거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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