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간 병원에서 쓰러진 60대…3명 살리고 떠나 [최란의 감동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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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최란 기자] 10년 넘게 봉사활동을 하던 병원에서 쓰러져 뇌사 상태가 된 60대 여성이 장기를 기증해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났다.

31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12월 8일 인천성모병원에서 황영옥(69) 씨가 간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10년 넘게 봉사활동을 하던 병원에서 쓰러져 뇌사 상태가 된 60대 여성이 장기를 기증해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났다. 사진은 황영옥(69) 씨의 생전 모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황 씨는 동생의 권유로 20년 전부터 노인복지회관과 병원에서 간호 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작년 12월 5일 황 씨는 10년 넘게 봉사활동을 하던 인천성모병원에 여느 때처럼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도착했다. 하지만 그는 당일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직전 화장실에서 갑자기 쓰러졌고, 응급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황 씨의 가족은 의료진에게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을 돕기 위해 봉사를 하려다 떠나게 됐기에 아픈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장기기증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기증에 동의했다.

경북 영주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황 씨는 활발하고 사교성이 좋았다. 또 주변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10년 넘게 봉사활동을 하던 병원에서 쓰러져 뇌사 상태가 된 60대 여성이 장기를 기증해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로 떠났다. 사진은 황영옥(69) 씨의 생전 모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동생은 "어머니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셔서 언니가 학비도 내주고 친엄마처럼 돌봐줬다. 어려운 살림에도 늘 가족과 남들을 돕던 착한 언니였기에 더 마음이 아프다. 32년 전 시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안구 기증을 했는데, 그러한 경험으로 인해 누군가를 돕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언니, 같이 여행 가자고 했는데 내가 일한다고 나중에 가자고 한 것이 너무나 미안해. 하늘나라에서는 고생하지 말고, 언니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어. 엄마와 먼저 만나서 잘 지내고 있어"라며 언니를 향한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