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저PBR주로 몰려간 수급… 두 달 만에 800선 내준 코스닥

강정아 기자 2024. 1. 3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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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지수가 지난해 11월 이후 약 2개월 만에 8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는 정부 정책 기조의 여파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코스피 종목에 수급이 몰리면서 코스닥 지수가 흔들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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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OMC 결과 하루 앞두고 관망세 보인 증시
“코스피 저PBR주로 몰리며 코스닥 낙폭 키워”
기아, 현대차 꺾고 시총 6위로 올라서

코스닥 지수가 지난해 11월 이후 약 2개월 만에 800선 아래로 추락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는 정부 정책 기조의 여파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코스피 종목에 수급이 몰리면서 코스닥 지수가 흔들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과 기관의 ‘팔자’에 발목이 잡힌 코스피 지수도 2500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하락 마감한 1월 31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 연합뉴스

3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2포인트(0.07%) 내린 2497.09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 0.44% 하락한 2487.9에 출발한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이내 하락세를 보이며 무너진 투자 심리를 드러냈다. 개인과 기관이 794억원, 54억원씩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88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기아가 5% 상승했고, 현대차와 삼성바이오로직스도 2%대 상승세를 보였다. 주가가 크게 오른 기아는 시가총액 6위였던 현대차 자리를 탈환했다. 작년 4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발표한 삼성전자 주가는 하락했다. SK하이닉스, POSCO홀딩스 등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 분위기는 더 안 좋았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9.62포인트(2.40%) 하락한 799.2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가 800선 아래에서 장을 마감한 건 지난해 11월 17일(종가 799.06) 이후 50거래일 만이다.

전문가들은 유가증권 시장 내 낮은 PBR 종목에 수급이 몰리면서 코스닥 시장이 상대적으로 더 빠졌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급이 주로 저PBR 종목을 향하면서 유가증권 시장의 금융주·자동차주 등이 선전했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을 가진 코스닥 종목이 ‘보이지 않는 손해’를 보면서 코스닥 지수 낙폭을 키웠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장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운용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와 협의해 상장사 업종별 PBR 비교 공시를 시작할 계획이다.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국거래소는 PBR 1배 미만 기업을 투자자들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공시할 계획이다. 시가총액이 보유 자산보다 적은 PBR 1배 미만 기업이 스스로 주가 부양책을 내놓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38억원, 1227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이 2126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부족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은 파랗게 질렸다. 에코프로비엠(-2.95%), 에코프로(-1.95%), HLB(-2.87%), 알테오젠(-4.33%), 셀트리온제약(-3.04%) 등이 내렸다. 리노공업과 레인보우로보틱스, 엔켐은 5%대 하락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한국 주식시장이 관망세를 보인 영향도 있었다고 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힌트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날 미 달러화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5.2원 오른 1334.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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