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16강 탈락 후 자국팀 감독 위협한 이라크 기자들에 취재 금지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에서 탈락한 후 자국 대표팀 감독을 위협한 이라크 기자들이 남은 대회 기간은 물론 앞으로 열리는 모든 AFC 주관 대회 취재를 금지당했습니다.

아시아축구연맹, AFC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라크와 요르단의 16강전 이후 기자회견장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며 "행위 당사자들에 대해 이번 아시안컵뿐만 아니라 앞으로 열릴 AFC 주관 대회 취재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9일 이라크가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아시안컵 16강전에서 3대 2로 역전패해 탈락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기자들은 자국 대표팀을 이끈 헤수스 카라스(스페인) 감독을 향해 다가서며 고함과 삿대질 등 위협적인 언행을 했습니다.

이 중 몇 명은 보안 요원에 의해 회견장에서 끌려나가기도 했습니다.

이라크는 이 경기에서 후반 31분 간판스타 아이만 후세인의 득점으로 2대 1로 전세를 뒤집었지만, 후세인은 산책과 잔디 먹기 등 세 차례나 이어진 '과도한 세리머니'로 옐로카드를 받고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수적 열세에 빠진 이라크는 결국 후반 추가 시간 요르단에 연속 골을 내주고 3대 2로 역전패했습니다.

AFC는 공격적인 행위를 한 이라크 기자들을 상대로 대회 취재 금지 조치를 내린 배경에 대해 "규칙에 어긋나는 공격적인 행동을 강력히 규탄한다. 그러한 행동에 대해 AFC는 무관용 조치를 취한다"면서 "AFC는 이같이 안전을 위협하는 행동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라크 축구협회 역시 "카라스 감독에 대한 혐오스러운 행동을 지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해당 경기 주심으로서 후세인에게 추가 옐로카드를 주고 퇴장시켰던 호주 국적 알리레자 파가니 심판은 경기 직후 온라인에서 발생한 집단 테러의 희생양이 됐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이란 태생인 파가니 주심을 향한 수천 건의 악의적 댓글이 달렸고, 그의 상세한 개인 정보가 무단으로 공개됐습니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에 그의 심판 업무를 중지시키라는 탄원까지 올라왔습니다.

호주축구협회는 "파가니 심판의 안전을 위해 지속해서 연락하며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AFC는 "심판과 선수 등 대회 참가자들을 향한 위협, 학대, 개인정보 폭로 등을 강하게 비난한다"며 "그러한 행동은 페어플레이 정신에 위배되고 아시아 축구 커뮤니티를 존중하는 행동도 아니다"라고 규탄했습니다.

(사진=AFC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김영성 기자 yskim@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