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고생 털고 이제야 웃는 베어스 종신 투수조장 “2년 뒤 옵트아웃 큰 동기부여, 마무리부터 되찾아야죠.”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4. 1. 3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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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투수 홍건희가 FA 협상 당시 마음고생을 털고 이제야 웃는다. 2년 뒤 옵트아웃 조항 삽입으로 큰 동기부여를 얻은 홍건희는 당장 다가오는 2024시즌 빼앗겼던 마무리 보직을 되찾겠단 각오도 밝혔다.

두산과 홍건희는 1월 25일 팀 잔류 FA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두산은 “투수 홍건희와 2+2년 최대 24억 5,000만원(계약금 3억원, 연봉 총액 21억원, 인센티브 5,000만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밝혔다.

첫 2년 계약의 총액은 9억 5,000만원이다. 2년 계약이 끝난 뒤에는 2년 15억원의 선수 옵션을 포함했다.

두산 투수 홍건희. 사진(인천국제공항)=김근한 기자
사진=두산 베어스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관계자는 “홍건희는 4년간 꾸준히 불펜의 중심을 잡아줬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전제로 협상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마운드 위와 아래 모두에서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건희는 “협상 기간 동안 팬들께서 ‘베어스에 남아달라’고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계속해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게 됐는데 마음가짐은 새롭다”며 “오래 기다리게 한 만큼 마운드 위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것만이 목표다”라고 다짐했다.

홍건희 계약에서 특징적인 면은 계약 기간이다. 홍건희는 4년이 아닌 2+2년 계약을 체결했다. ‘+2년’은 선수 옵션이기에 2년 뒤 홍건희의 의중에 따라 약속한 계약(2년 15억원)이 자동 연장되거나 혹은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결과가 나온다. 과거 안치홍(한화 이글스)이 롯데 자이언츠와 맺었던 2+2년 FA 계약과 유사한 형태다. 홍건희가 만약 2년 뒤 2년 15억원보다 훨씬 더 높은 시장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자유계약선수로 다시 시장에 나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두산은 2020시즌 종료 뒤 내야수 허경민과 4+3년 FA 계약에서 선수 옵션을 최초로 넣은 바 있다. 이번에도 홍건희가 선수 옵션 계약에 합의하면서 2년 뒤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받을 전망이다. 두산 관계자는 “계약 조건 총액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선수 측 제안으로 4년이 아닌 2+2년 형태의 계약 조건으로 타결됐다”라고 설명했다.

스프링캠프 출국을 불과 4일 남기고 극적으로 팀에 잔류한 홍건희는 호주 시드니로 떠나 마무리 보직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캠프 출국을 앞두고 “9회 아웃 카운트 세 개를 안정적으로 맡아줄 마무리 투수를 정하고 싶다. 지난해 막판 마무리 투수를 새로 맡았던 정철원 선수가 가장 앞서나갈 수 있지만, 캠프 기간 상황을 지켜보면서 불펜 보직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겠다”라고 바라봤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홍건희는 팀 동료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리더기도 하다. 투수조 동료들은 입을 모아 시도 때도 없이 ‘종신 투수조장 홍건희’라는 구호를 외친다.

1월 29일 캠프 출국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홍건희는 “협상이 길어지면서 마음고생이 컸는데 계약하고 나니까 속이 후련하더라. 계약 뒤 팀 동료들이 같이 계속 야구할 수 있어 너무 좋다는 얘길 해주던데 마음고생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웃음). 내가 투수조장을 계속 할 지는 모르겠다. 캠프에 가서 상의해야 할 문제다. 투수조장을 하기 싫다는 것보단 이제 내 밑에 동생이 한 번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기는 하다”라며 미소 지었다.

홍건희는 ‘+2년 옵트아웃 계약’이 큰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적을 때 다시 시장으로 나가 자신의 몸값을 재평가받고 싶은 게 홍건희 바람이다.

홍건희는 “FA 협상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일이 많았지만, 야구 선수를 하면서 달려온 보상을 받는 느낌이 들긴 하더라. 샐러리캡 문제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아쉬움이 컸다.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다시 제대로 나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에 옵트아웃 조항을 넣었다. 큰 동기부여가 될 듯싶다. 구단에서 이런 조건을 허락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홍건희는 2023시즌 중반 마무리 보직을 정철원에게 넘겼다. 홍건희는 후반기 부진을 이어가면서 포스트시즌 등판에서도 아쉬운 투구 내용을 남겼다. 이제 홍건희는 2024시즌 반등과 더불어 마무리 보직을 되찾고자 한다.

홍건희는 “마무리 투수 욕심이야 당연히 있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보직 변경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다시 한 번 더 그 자리를 차지해서 이번엔 잘 지켜내고 싶은 마음으로 스프링캠프에 임하려고 한다. 그렇다고 마무리 자리만 고집하는 건 아니고 팀 상황에 맞게 어떤 위치에서라도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홍건희는 “일단은 스프링캠프에서 한 시즌을 이제 건강하게 풀타임 시즌을 뛸 수 있게 몸 상태를 잘 만드는 게 첫 번째다. 지난해 보직 변경으로 나에게 부족함이 크다고 느꼈다. 그런 부분을 보완해서 올 시즌엔 더 좋은 활약상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인천국제공항=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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