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남미 FTA 협상에 트랙터 시위까지…佛 마크롱, FTA 공개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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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지에서 농민들이 벌이는 '트랙터 시위'로 유럽연합(EU)과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난항을 겪고 있다.
유럽 농산물이 EU 환경 규제로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는 와중에 남미와의 FTA가 체결된다면 값싼 농산물이 시장으로 유입되며 유럽 농가의 상황은 악화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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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크롱 FTA 공개 반대…자국 농민 달래기 나섰다
유럽 각지에서 농민들이 벌이는 ‘트랙터 시위’로 유럽연합(EU)과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난항을 겪고 있다. 남미와의 FTA가 유럽 농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유럽의 대표적인 농업국가인 프랑스는 FTA에 반대하며 자국 농민 달래기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을 방문해 FTA를 ‘시대에 뒤처진 협정’이라며 “우리는 현재의 형태로 협정이 체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EU와 메르코수르 지역 농민이 따르는 규칙이 동일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1일 EU 특별정상회의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파리 도로를 봉쇄하는 트랙터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FTA 협상을 중단하는 데 힘쓰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에게 협상 중단을 요청했다. 프리스카 테베노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프랑스가 남미 4개국의 농부들이 유럽과 동일한 환경 규정을 따르지 않는 한 거래가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EU 집행부 의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프랑스 농민들은 18일부터 EU 환경규제 완화, 저가 농산물 수입 감소 대책 등을 요구하며 트랙터와 짚단으로 도로를 막는 시위를 2주째 벌이고 있다. 시위는 벨기에, 폴란드, 독일 등 여러 유럽 국가로도 확산 중이다. 시위에 참여한 농민들은 FTA 체결로 인한 유럽 농가 피해를 주요 문제로 꼽는다. 유럽 농산물이 EU 환경 규제로 가격 경쟁력을 잃고 있는 와중에 남미와의 FTA가 체결된다면 값싼 농산물이 시장으로 유입되며 유럽 농가의 상황은 악화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2022년 EU는 우크라이나 농산물 제한 규제를 해제해 주변 유럽 국가들의 농산물 가격은 폭락했다. 이에 유럽 농민들은 남미와의 FTA 체결로 가격 폭락 사태가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FTA를 둘러싸고 EU와 메르코수르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해당 FTA는 20년에 걸친 협상 끝에 2019년 원론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EU가 환경보호 의무 등 새로운 조건 추가를 요구하면서 메르코수르 측으로부터 반발을 샀다. EU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FTA 타결을 밀어붙이긴 어려울 전망이다. EU는 27개국 회원국 전원 만장일치로 결정하기에 한 나라만 반대하더라도 협상은 결렬되기 때문이다. 이번 6월 치러질 유럽 의회 선거에서 농민들이 지지하는 극우 계열이 선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걸림돌이다.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을 경우 EU-메르코수르 FTA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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