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반도체 불황에 소폭 증가... 소비·투자 감소, 내수 우려

이유지 2024. 1. 3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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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반도체 불황 탓에 지난해 제조업 생산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체 산업 생산이 소폭 올라 투자·소비 감소에도 '트리플(생산·투자·소비) 하락'은 면했지만 고금리·고물가에 내수 부진 경고음은 커지고 있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장은 "연초 부진했던 제조업 생산이 3분기 연속 증가해 경기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고, 설비투자도 지난달 큰 폭 개선돼 여건 완화 조짐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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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0.7%↑·소비 1.4%↓·투자 5.5%↓
내수 부진… 소비 20년 만 최대 감소
투자 감소 전환… 설비투자 회복 기미
생산·소비·투자 지수 최근 5년 전년 대비 증감률. 그래픽=김대훈 기자

상반기 반도체 불황 탓에 지난해 제조업 생산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전체 산업 생산이 소폭 올라 투자·소비 감소에도 '트리플(생산·투자·소비) 하락'은 면했지만 고금리·고물가에 내수 부진 경고음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0.7% 증가했다. 반면 소매판매액(소비)은 1.4%, 설비투자는 5.5% 감소했다. 2년 연속 줄어든 소비는 2003년 이후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2020년부터 3년간 증가세가 끊어진 설비투자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

산업생산은 3년째 증가 중이나 그 폭이 좁아졌다. 분야별 희비도 엇갈렸다. 제조업 생산은 1998년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3.9% )했다. 특히 2001년 이후 첫 마이너스(-) 전환한 반도체 생산(-5.3%) 저조가 큰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 등이 줄었지만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늘어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소비는 승용차 등 내구재(0.2%) 판매가 늘었지만, 일상생활과 밀접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와 의복 등 준내구재(-2.6%) 감소 여파로 전년에 이어 뒷걸음질하고 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금리와 물가 등 요인으로 2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7.2%), 자동차 등 운송장비(-0.4%)에서 줄었. 이에 비해 건설기성은 건축(9.8%)·토목(1.3%) 공사 실적이 늘어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다만 지난 달을 기준으로 보면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5.5% 늘며 증가한 반면, 건설기성은 2.7% 감소하며 2개월째 감소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서 정부는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인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월 대비 전산업생산은 0.3% 증가했고, 반도체 재고는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소비는 전월 할인 행사 영향으로 소폭 늘었다가 12월 다시 0.8% 감소하는 등 4분기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양상이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순환변동치는 반도체 선전에도 건설기성이 큰 폭으로 줄면서 전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7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순환변동치는 재고 순환 개선 등에 따라 지난달 0.1%포인트 올랐다. 4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장은 "연초 부진했던 제조업 생산이 3분기 연속 증가해 경기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고, 설비투자도 지난달 큰 폭 개선돼 여건 완화 조짐이 보인다"고 했다. 다만 "민간소비의 완만한 둔화 흐름 지속, 건설투자 4분기 감소 전환 등 부문별 온도차가 있다"며 "가계부채·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와 건설수주 부진 등은 하방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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