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세계 최고 부자' 만든 역대급 스톡옵션...법원 "원천 무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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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세계 최고 부호로 만들어 준 6년 전 테슬라 이사회의 결정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30일(현지시간) 나왔다.
2018년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게 560억 달러(약 74조 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지급하는 안을 승인했는데 이 과정에 머스크의 개입이 있었으므로 원천 무효화해야 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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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라웨어 법원 "승인 과정 결함 있다" 판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세계 최고 부호로 만들어 준 6년 전 테슬라 이사회의 결정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30일(현지시간) 나왔다. 2018년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에게 560억 달러(약 74조 원)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지급하는 안을 승인했는데 이 과정에 머스크의 개입이 있었으므로 원천 무효화해야 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천문학적 재산의 상당액을 하루아침에 잃을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머스크, 테슬라 주식 달랑 9주 가진 개미에 패배
미국 델라웨어주(州) 형평법 법원은 이날 테슬라 주주 리처드 토네타가 테슬라 이사회와 머스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토네타는 2022년 "머스크에 대한 보상 패키지 지급안이 너무 과하니 무효화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토네타는 이사회 결정 당시 테슬라 주식 9주만을 보유한 소액 주주였다고 한다.
문제가 된 보상 패키지는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월급과 보너스를 받지 않는 대신 회사 매출, 주가, 시가총액 등 미리 정해둔 12개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테슬라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취득 가격은 약 23달러로 고정했고, 최대 3억400만 주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전부 받을 경우 총가치는 2018년 당시 기준 560억 달러로 추산됐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보상 패키지"라고 원고 측은 주장했다.
머스크는 2022년 말 12개 목표를 모두 완수했다고 한다. 미 경제매체 CNBC는 "그가 받은 스톡옵션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약 510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했다.
법원 "머스크 공로 인정, 보상액 정당화하진 못해"
머스크는 2022년 11월 재판에서 '이사회가 보상 패키지를 마련할 때는 보상을 받게 될 가능성이 극히 작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실제 보상안에 담긴 12개 목표 중엔 '시가총액 6,500억 달러 달성'이 있었는데, 이는 당시 시총(약 590억 달러)의 10배가 넘는 액수였다.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 목표에 도전했고 결국 실현해서 얻어낸 보상이라는 게 머스크의 입장인 셈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사회가 그의 보상을 승인하기까지의 과정에 결함이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이사회가 머스크와 가까운 인사들로 채워져 있었고 사실상 머스크의 주도하에 보상 패키지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캐서린 매코믹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은 테슬라가 성공하기 위해선 머스크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이런 사실은 공개시장 역사상 가장 큰 보상 계획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패키지 규모를 과도하게 책정했다는 뜻으로, 원고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스톡옵션 토해내면... 머스크 부호 순위도 하락
판결 후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절대 델라웨어에 회사를 설립하지 말라"며 판결에 불만을 드러냈다. 머스크 측은 항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상급 법원도 보상 패키지 무효화를 결정할 경우 현재 약 1,860억 달러인 머스크의 순자산은 1,540억 달러로 줄어든다.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그의 부호 순위는 3위로 내려앉는다. 테슬라 지분을 25%까지 확대해 회사에 대한 장악력을 키우겠다는 머스크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현재 그가 보유한 테슬라 지분은 약 13%로, 향후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20%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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