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목포’ 택시비 30만원 ‘먹튀 승객’…몸 불편한 기사는 빈손으로

택시비 내줄 사람 온다더니 도망가
택기기사 아들 “선처하지 않을 것”

지인을 기다리는 것처럼 택시 앞에 서 있는 먹튀 승객. 온라인 커뮤니티

손님을 태우고 충남 아산에서 전남 목포까지 운전한 택시기사가 택시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한 사연이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이득만 취하고 도망간, 이른바 ‘먹튀 승객’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택시기사는 밤이 돼서야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기사의 아들 A씨는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택시를 운전하는 아버지가 약 280㎞ 거리를 달려 승객을 원하는 곳에 데려다줬지만 돈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온양온천역에서 택시를 탄 승객이 원한 목적지는 목포였다. 몸이 불편함에도 택시기사 일을 하는 B씨는 장거리 운행을 수락했다. 온양온천역에서 목포까지 택시비는 카카오택시 일반호출 기준으로 약 33만원이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승객은 B씨에게 “택시비를 지불할 사람이 따로 있다”며 “택시에서 내려 앞에서 (지인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B씨는 승객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하지만 누군가를 기다리듯 택시 앞을 서성이던 승객은 순식간에 도망쳐버렸다.

B씨는 승객이 지인과 다시 와서 택시비를 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들인 A씨는 “더욱 가슴이 아픈 건 아버지가 사람을 잘 믿는 유형”이라며 “승객이 다시 올 줄 알고 늦은 저녁까지 기다렸다”고 토로했다.

오후 1시46분에 손님을 태운 B씨가 아산으로 되돌아온 시간은 밤 11시30분이었다. 편도로 약 3시간이 소요되는 거리임을 감안하면, 4시간 정도 길에서 승객을 기다린 셈이다.

A씨는 “범죄자의 얼굴을 모자이크로 가려 올려야 하는 것조차 화가 난다”며 “꼭 잡아서 선처란 없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무임승차자의 얼굴을 공개하는 것은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수 있다.

사연을 접한 사람들도 A씨의 분노에 공감했다. 누리꾼들은 “꼭 잡아야 한다” “승객 나이도 적지 않은 거 같은데 나잇값 좀 하지” “택시기사분이 돌아오는 길에 얼마나 속상하셨을지 가슴이 먹먹하다” “제발 잡혀서 참교육 당했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을 적었다.

그렇다면 ‘무임승차’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일반적으로 택시에 무임승차한 경우에는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런데 처음부터 요금을 내지 않을 작정으로 택시에 타거나 택시비를 지불할 것처럼 속였다면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다. 이때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특히 상습적으로 무임승차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