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남편 명의로 졸피뎀 처방…전국 돌며 마약류 현금 결제한 사람까지

식약처 사망자·타인 명의를 도용 의심 27명 수사의뢰 조치

일러스트=정다운

#. 남편을 간병해 온 A씨는 남편 명의로 졸피뎀 등 향정신성의약품 20정을 처방받았다. 남편의 거동이 불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A씨 남편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그는 사망한 남편 명의를 도용해 의료용 마약을 타간 것이다.

#. B씨는 전국 각지의 병원을 돌면서 향정신성의약품을 다른 사람의 명의로 처방을 받았다가 적발됐다. 처방전을 받을 때는 다른 사람 이름을 대고, 진료비를 내거나 약을 구입할 때는 현금을 내서 본인을 숨겼다. B씨가 처방받은 졸피뎀, 알프라졸람 등 향정신성의약품은 1710정에 이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사망자를 비롯해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27명에 대해 수사 의뢰 조치했다고 31일 밝혔다.

식약처는 신고, 제보와 함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빅데이터를 토대로 의심 사례를 적발했고, 경찰청 등 수사기관과 특별 감시를 벌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올해도 빅데이터 분석으로 명의도용 사례를 적극 조사해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의료법 위반 사항에 대해 엄중히 조치하겠다”며 “환자들에게 의료용 마약류 빅데이터 활용 서비스 ‘내 투약이력 조회’를 통해 명의도용이 의심되는 사례를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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