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위자료 결정하는 시대'…"판결문 학습으로 환각 잡아야"

과기정통부 주최 '초거대 AI 법률' 간담회
판결문 학습 시 개인정보 침해 논란…"사법부와 논의"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서울 강남구에서 리걸테크 관련 간담회를 열고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이혼 상담에 인공지능(AI) 기반 법률 서비스가 활용되는 시대다. 사용처 확대로 기능 고도화 요구도 거세다. 이를 위해선 판결문을 비롯한 양질의 데이터 학습이 필요한데 민감한 개인정보를 담고 있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서울 강남구 소재 리걸테크 기업 엘박스에서 법률 분야 AI 일상화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최근 자연어를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답변하는 초거대 AI가 등장해 법률 영역에서도 그 활용도가 커진다. 법률 상담 챗봇이 대표적이다. 국민은 참고할 만한 법령 및 판례를 손쉽게 검색하고 변호사 선임 결정 등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간담회에서는 리걸테크 기업 로앤굿이 개발한 AI 챗봇 '로앤봇'이 소개됐다. 변호사와 상담할지 판단이 안 서거나 내밀한 이야기를 하기 어려워하는 법률 소비자들에겐 챗봇이 큰 도움이 된다.

민명기 로앤굿 대표는 "로앤봇으로 이혼 상담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고객들이 변호사를 처음부터 찾는 것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다"며 "AI 챗봇에 수차례 질문하고 관련 사례를 참고하고 나서야 변호사를 선임하는 과정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금융, 산업재해 분야로 관련 서비스를 확장하려면 기능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AI가 잘못된 정보나 문맥에 상관없는 답변을 출력하는 '환각'을 개선해야 해서다. 이진 엘박스 대표는 "대다수 국민들은 AI의 법률적 조언이 환각에서 비롯한 것인지를 가려내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판례 등으로 구성된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봤다.

황원석 서울시립대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초거대 AI 'GPT4'는 미국 변호사 시험은 통과할 수 있으나 중국과 한국의 법률 영역에서는 제 성능을 내지 못한다"며 "결국 적합한 데이터를 학습해야 성능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등이 담긴 판결문을 AI가 학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 위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간담회를 주재한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판결문에 담긴 개인정보를 삭제하는 등 필요 데이터의 공개 방법을 사법부와 논의하겠다"고 했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