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목증후군 방치했더니 목 뒤에 버섯처럼 ‘툭’… VDT증후군 주의보
“어깨‧목이 뻐근하고 아픈데… 저만 그런 것 아니죠?”
컴퓨터,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는 현대인의 삶에서 결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문제는 이를 과도하게 사용할 때다. 업무, 학업, 심지어 쉬고 있을 때조차 손에서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놓지 않는다.
이로 인해 목과 어깨는 부담을 받는다. 디지털 기기의 지나친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을 이르는 신조어도 있다. 이를 ‘VDT(Visual Display Terminals)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으로 거북목 증후군을 들 수 있다.
평소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의 자세를 떠올려보자. 장시간 동안 고개를 숙인 느낌이거나, 어깨가 굽어있는 게 대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경추가 변형되기 쉬운데, 문제는 통증이 동반된다는 것.
이춘대 수원 S서울병원 신경외과 원장에 따르면 경추는 머리를 지탱하는 목 부위의 뼈를 통튼다. 옆에서 봤을 때 C자 형의 완만한 곡선을 이루는게 정상 형태다. 이 곡선은 4~6kg에 달하는 사람의 머리 무게를 경추 전체에 고르게 분산해 무게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고개를 조금만 숙여도 경추 일부에 하중이 집중되면서 머리 무게도 함께 늘어나 경추 부담이 커진다. 고개를 45도 가량 숙이면 머리의 하중은 20kg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쌀 한 포대를 머리에 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셈이다.
이처럼 극심한 무게가 경추에 가해지면 경추의 곡선이 사라지면서 일자 형태로 변형되거나 아예 거북이가 고개를 내미는 것처럼 변형된다.
또 머리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어깨는 둥글게 말리기 시작한다. 고개는 앞으로 내밀어지고 어깨는 굽은 형태로 변하는 셈이다. 이를 거북목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춘대 원장은“거북목 증후군인 사람을 옆에서 보면 머리의 중심이 목, 어깨보다 앞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최근에는 디지털 기기 사용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초등학생 중에서도 거북목을 가진 아이를 쉽게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거북목이 심해지면 버섯목증후군이 동반될 수 있다. 이 원장은 “거북목증후군은 목이 앞으로 빠지는 현상에 그치지만 버섯목증후군은 뒷목뼈가 점점 두꺼워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며 “버섯목증후군이 생길 정도로 악화했다면 통증, 자세 교정, 운동 및 재활치료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라 뒷목이 굵어지며 미관상으로도 목이 짧아 보이고 목 뒤에 살이 쪄 보이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거북목 증후군, 버섯목증후군이 심하면 목과 어깨의 통증뿐 아니라 두통, 어깨가 무거운 느낌, 눈이 무거운 느낌 등까지 동반돼 삶의 질이 급격히 저하된다.
더욱이 버섯목증후군이 나타나면 뼈와 뼈 사이의 충격을 흡수해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빠져나올 우려가 더 커진다. 말 그대로 목디스크로 악화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목 디스크는 경추 사이의 추간판에 압력이 가해져 추간판을 감싸고 있는 섬유질이 파열되면서 수핵이 툭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수핵이 흐르며 신경을 자극해 목·어깨·팔·다리까지 영향을 끼친다. 원인 모를 두통도 이러한 이유로 발생할 수 있다.
평소 목과 어깨를 자주 스트레칭 해주고, 지속적으로 통증이 생기며 뻐근한 느낌이 든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자신의 상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목 뒷부분의 가동범위가 줄고 자주 뻐근하고 아픈 경우 ▲어깨 및 등이 결리거나 목 통증과 두통이 동반되는 경우 ▲팔다리 등 사지에 힘이 빠지는 느낌을 받거나 힘이 빠져 자주 다리가 풀리는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초기 검진 시 관건은 정확한 진단이다. MRI(자기공명영상)·CT(컴퓨터단층촬영) 등 정밀 검사를 통해 기질적인 원인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이춘대 원장은“목디스크로 진단받은 경우 초기에 치료를 받는다면 약물·주사·물리 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며 “만약 디스크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라면 척추내시경시술을 통해 내시경을 통해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고 필요하면 탈출한 디스크를 제거하는 시술을 시행하거나 척추관협착증과 척추불안정성이 동반된 경우에는 척추유합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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