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영업 안하고 해외는 ‘유령숙소’…숙박앱 부실 운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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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플랫폼 여기어때가 자체 평가를 거친 '고급 숙소'라며 이용자에게 추천하고 있는 블랙 서비스가 부실 운영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깐깐한 검증을 거쳤다는 회사 측 말을 믿고 숙소를 방문한 이들은 내부 청결과 시설 이용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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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실물 사진과 달라…청결도 부실” 불만
日 여행객, 존재하지 않는 ‘유령숙소’ 예약
“일부 지역 비수기 영업 안 할 수 있다” 해명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가 자체 평가를 거친 ‘고급 숙소’라며 이용자에게 추천하고 있는 블랙 서비스가 부실 운영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깐깐한 검증을 거쳤다는 회사 측 말을 믿고 숙소를 방문한 이들은 내부 청결과 시설 이용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심지어 예약을 받아 놓고 영업하지 않는 숙소부터 존재하지 않는 이른바 ‘유령 숙소’ 예약까지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여기어때에 따르면 회사 애플리케이션 상단에 노출되는 ‘프리미엄 블랙’ 서비스는 내부 평가 항목 40개를 통과한 숙소를 대상으로 한다. 평가와 현장 검증까지 마친 숙소는 이용자 눈에 잘 띄는 앱 상단에 상호를 올릴 수 있다. 이들은 일반 숙소와 달리, 여기어때와 별도 제휴 계약을 맺는다.
이날 기준 앱 내 프리미엄 블랙 숙소는 전국 총 256개다. 경상·부산 지역이 57개로 가장 많고, 제주(51개), 전라·충청(46개), 강원과 경기·인천(각 35개), 서울(32개) 등의 순이다.
그러나 프리미엄 블랙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사진과 비교해 과장됐다”, “청결 상태가 좋지 않았다”는 등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는 숙박 예약 확정 안내까지 해두고, 실제 숙박업소 영업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A씨는 “여기어때 에디터가 꼼꼼히 확인하고 엄선한 고급 숙소라는 말을 믿고 금요일 퇴근 후 9시 30분쯤 숙소를 예약한 뒤 서울에서 약 230㎞ 떨어진 강원도를 약 3시간 반 동안 운전 후 도착했지만, 고급 리조트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며 “심지어 숙소는 불이 다 꺼진 채 문이 잠겨 있었고, 상주하는 직원조차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렵게 숙박업체 측과 연락이 닿았지만, 기다려달라는 말을 듣고 다른 숙소를 예약했다고 한다.
문제의 숙소는 비수기 기간 직원 1명이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나와 관리만 하고 있다. 해당 숙소 측은 “비수기라서 이용객이 적은 경우 조기에 문을 닫고, 10시 이후에 방문할 경우에는 별도 연락을 취해달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어때 앱에서는 이날도 해당 숙소 예약을 받고 있었다.
존재하지 않는 해외 ‘유령 숙소’ 예약도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7월 여기어때를 통해 도쿄 시부야의 한 숙소를 예약한 B씨는 “목적지에 도착하자 예약했던 숙소는 없었고, 대안이 없어 급히 다른 숙소를 찾아 나섰다”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여기어때 측은 사흘 뒤 “환불해 주겠다”며 연락했다고 한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요즘 일부 지역이 비수기라서 영업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며 “피해자 말만 듣고 제휴점 예약을 막으면, 플랫폼 갑질로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함부로 조처하기 조심스럽다”고 해명했다.
숙박 플랫폼 피해자는 해마다 끊이질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 12월까지 숙박시설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6만4682건에 달했다. 계약해제 및 위약금이 3만7418건으로 가장 많았고, 계약불이행(6017건), 품질(3407건), 표시 및 광고(1124건), 제품 및 시설(안전·797건) 등의 순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와) 갈등 관리 능력은 숙박 앱에 대한 신뢰성과도 연결된다”며 “중개 플랫폼을 통한 합의 실패로 조정 신청까지 온다는 건 이들이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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