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미래 도시에서 인터넷이 안 터진다면?

임지선 기자 2024. 1. 3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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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도로를 비웃듯 지하 터널을 뚫어 전기차 한 대만 쏜살같이 지나다니게 한 '루프', 대형 공 안에 들어앉은 듯한 공연장에서 360도 화면을 즐기는 '스피어' 등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미래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미래 도시에서 가장 첨단의 기술을 전시하는 행사인 '시이에스(CES) 2024'가 열린 1월9~12일, 인터넷 연결이 안 돼 곤란을 겪었던 장면들을 통해 '인공지능 일상화 시대'의 '정보 빈곤층' 문제를 어렴풋이 상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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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도로를 비웃듯 지하 터널을 뚫어 전기차 한 대만 쏜살같이 지나다니게 한 ‘루프’, 대형 공 안에 들어앉은 듯한 공연장에서 360도 화면을 즐기는 ‘스피어’ 등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미래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미래 도시에서 가장 첨단의 기술을 전시하는 행사인 ‘시이에스(CES) 2024’가 열린 1월9~12일, 인터넷 연결이 안 돼 곤란을 겪었던 장면들을 통해 ‘인공지능 일상화 시대’의 ‘정보 빈곤층’ 문제를 어렴풋이 상상할 수 있었다.

“알렉사! 알렉사!” 아마존 전시장의 한가운데 놓인 자동차에서 안내 직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인터넷 연결에 문제가 생겨 자동차에 장착한 인공지능 비서 ‘알렉사’가 응답하지 않았다. 놀이기구 방식의 전시를 준비한 한 업체는 하필이면 기자들을 태웠을 때 연결에 문제가 생겨 활발한 움직임 도중 기기가 멈췄다. 생성 인공지능 기능 시연을 하던 휴대전화 업체도 연결이 끊기자 당황하며 해당 시연을 넘겼다.

한국에서 전시장을 찾은 기자들도 당황하는 일이 잦았다. 기껏해야 이동통신사 로밍 서비스를 통해 몇 기가바이트(GB) 수준의 인터넷 사용량을 확보해 간 이들은 행사장 한편, 한국 기업이 와이파이를 제공해준 사무실에 빽빽하게 앉아 인터넷 연결에 아등바등해야 했다. 애써 자리를 잡아 컴퓨터를 켜도 가상 사설망(VPN)에 접속해야 연결되는 집배신 프로그램(기사나 사진 등을 전송하는 소프트웨어)을 이용하다 보니 영상은커녕 사진 한장 전송하기도 어려웠다. 이동통신사 로밍 데이터 ‘추가’ 버튼을 누르니 1기가바이트 충전하는 데 1만4300원이었는데 영상을 몇개 주고받고 나니 절반을 썼다는 경고가 떴다.

‘정보 격차’(digital divide)는 세계를 정보부유층과 정보빈곤층으로 나눈다. 소득·지역·교육수준·국가·성별·연령 등 다양한 계층 사이에 존재하며 이 격차는 곧 ‘정보기술’의 이용을 통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수준의 차이를 드러낸다. 정보빈곤층은 ‘소통의 단절’을 경험하는 것을 넘어 원하는 정보를 획득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조차 박탈당하므로 이들이 늘어나면 기회의 불평등으로 인한 빈부 격차와 사회 양극화가 심화된다. 수많은 인터넷 서비스가 거대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과 연결된다는 2024년, 이러한 정보 격차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임지선 빅테크팀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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