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도 광클…"5% 할인이라도" 거들떠도 안 보던 이것 족족 '완판'

황병서 2024. 1. 3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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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완료(판매중지)된 상품권입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전업주부 김모(37)씨는 강동구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판매가 시작된 31일 오전 9시 6분께 티머니페이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구매를 시도했지만 '판매완료(판매중지)된 상품권입니다'란 안내만 받았다.

이날 서울 각 자치구의 지역사랑상품권 판매가 시작되자 판매 시스템에 더 빨리 접속해 구매하려는 사람들의 '광클릭'(빛처럼 빠른 속도로 클릭한다는 의미) 전쟁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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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율 10%→7%→5% 축소…고물가 시대 인기 ‘여전’
자치구별 상품권의 날짜·시간 나눴지만…‘짠테크족’들 몰려
아쉬움 드러낸 시민들 “장보기 두려워…할인율 높였으면”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판매완료(판매중지)된 상품권입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전업주부 김모(37)씨는 강동구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판매가 시작된 31일 오전 9시 6분께 티머니페이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해 구매를 시도했지만 ‘판매완료(판매중지)된 상품권입니다’란 안내만 받았다. 김씨는 며칠 전부터 상품권 구매를 목이 빠지게 기다렸지만 불과 몇 분 차이로 상품권을 구매하지 못하게 되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요즘 장보기가 정말 두려운 와중에 5% 할인도 크다고 생각해 남편과 함께 사고 싶었다”며 “사정이 생겨 조금 늦게 들어갔는데 실패했다”고 토로했다.

서울 각 자치구 지역사랑상품권이 30일부터 이틀 동안 판매된 가운데 판매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구매 경쟁이 벌어졌다.(사진=독자)
이날 서울 각 자치구의 지역사랑상품권 판매가 시작되자 판매 시스템에 더 빨리 접속해 구매하려는 사람들의 ‘광클릭’(빛처럼 빠른 속도로 클릭한다는 의미) 전쟁이 벌어졌다. 지역사랑상품권의 할인율이 2년 새 10%에서 7%로, 다시 5%로 축소됐지만 구매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설을 앞두고 고물가 시대 장보기가 두려운 이들이 구매를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판매는 30일과 31일 이틀간 기간을 나눠 진행됐는데도 인기는 여전했다. 매번 상품권이 짧은 시간에 완판되고 판매 사이트가 다운되면서 자치구별로 날짜를 달리하고 시간도 오전 9시에서부터 오후 5시까지로 분산해 판매했지만 지정된 시간에 나온 상품권마다 조기에 판매됐다.

이날 10시 기준 티머니페이 앱에 올라온 ‘광진사랑상품권’도 3분 만에 ‘잔여금액 30%’ 표시가 떴고 15분이 지난 시점에 완판됐다. 같은 시각에 올라온 ‘강북사랑상품권’도 10시 10분께 ‘잔여금액 30%’가 표시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앞서 지난 30일에 진행된 강남·영등포·성북·중구·서대문구 등의 지역상품권도 내놓기가 무섭게 판매가 완료됐다.

서울 각 자치구의 지역사랑상품권은 2022년 10% 할인을 내세우며 ‘짠테크’를 하려는 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특히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편의점·카페·병원·학원 등 사용처가 다양해 이용이 편리했다. 예컨대 학부형들은 자녀의 동네 학원비를, 예비 신혼부부들은 각종 혼수 비용을 치러야 하는데 ‘짠테크’의 수단으로 사용해왔다.

문제는 할인율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선심성 사업 등을 이유로 관련 사업을 없애거나 축소하려는 정부의 기조가 강해, 지자체들도 발행금액이나 할인율을 예년보다 축소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러한 할인율 축소 등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직장인 박모(35)씨는 “할인율이 10%일 때부터 아내와 각자 한도까지 구매해서 사용했다”면서 “할인율이 예전보다 떨어졌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 5% 할인도 감지덕지한 마음으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전모(36)씨는 “이번에는 판매한다는 정보를 늦게 알아서 급하게 앱에 접속했더니 이미 다 팔려 아쉬웠다”면서 “기후동행카드도 좋지만, 상품권도 할인율을 다시 높여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인터넷에서도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한 누리꾼은 “부자감세에 서민정책은 예삭삭감 다하고 살기 너무 퍽퍽하다”고 전했다. 다른 누리꾼은 “부자들 세금 깎아주고 서민들한테 뒤집어 씌운다”며 “이렇게 점점 축소하고 없애려는 게 아쉽다”고 했다. 이러한 할인율이라도 고물가 시대 다행이란 의견도 있다. 한 누리꾼은 “예산 때문에 없어지는 프로그램들이 많은데 아쉽지만 이게 어딘가”라고 했다.

황병서 (bshw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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