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여성 병역', '노인 무임승차 폐지'에 보수진영 내 잇단 반발
이른바 '이준석 신당'으로 불리는 개혁신당이 '경찰·소방 등 공무원 채용시 여성도 병역 의무화',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등 사회적 약자를 겨냥한 주장을 잇달아 내놓은 데 대해 보수진영 내에서도 우려와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이혜훈 전 의원은 31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혁신당의 '여성 병역' 공약에 대해 "정말 큰일 날 소리 아닌가 싶었다"며 "세계에서 가장 최악인 0.8 정도밖에 안 되는 우리 출산율은 가임 연령에 있는 여성들의 출산율 문제인데 가임 연령에 있는 여성들에게 병역 의무를 의무화한다? 그러면 출산율은 더 낮아지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이것(저출생)은 국가가 소멸되는 문제에 해당되는 것이고, 다른 해결 방법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병역수급 문제와는 비교할 수 없는 더 국가의 확실한 위험 요인"이라며 "어떻게 가임 연령에 있는 여성들에게 맷돌을 얹어버리는 이런 방식을 고안했을까 저는 굉장히 걱정"이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병역 수급, 물론 걱정되지만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강구할 수 있다. 과학군(軍)을 더 확대한다거나…"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지난 2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빠르면 2030년부터 공개채용을 통해 경찰, 해양경찰, 소방, 교정 직렬에서 신규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성과 여성에 관계없이 병역을 필할 것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당시부터 안티페미니즘(反여성주의) 정치의 대표 주자로 꼽힌 이 대표는 여성·장애인·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문제에서 많은 비판과 지적을 받아왔다.
'경마장역'이 4호선 무임승차 비율 1위?…전체 호선 비율 기준 17위, 인원 기준 125위
개혁신당 공약 중 '노인 지하철 무인승차 폐지' 주장도 사회적 약자를 겨냥한 '갈라치기' 정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26일 김호일 대한노인회장과의 방송토론에서 "4호선 51개 지하철역 중 가장 무임승차 비율이 높은 역이 어딘지 아나? 경마장역"이라고 한 데 대해서도 통계를 유리한 방향으로 취사선택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시가 열린데이터 광장에 공개한 '서울시 지하철 유무임 승하차 인원 정보'를 보면, 지난해 12월 경마공원역의 무임승차 비율은 43.44%로 '4호선 역 중 1위'인 것은 맞다. 하지만 4호선이 아닌 전체 노선으로 범위를 넓히면 경마공원역의 순위는 17위로 내려간다. 무임승차 비율 상위 3개역은 연천역(66.23%), 소요산역(63.96%), 지평역(53.4%)이다.
비율이 아닌 인원으로 봐도 지난해 12월 경마공원역의 무임승차 인원은 9만998명으로 전체 지하철역 중 125위, 4호선 역 중 19위다. 무임승차 인원 상위 3개 역은 전체 호선 역 기준 종로3가역(31만689명), 영등포역(30만6295명), 청량리역(27만4847명), 4호선 역 가운데는 창동역(22만2265명), 수유역(20만2718명), 회현역(19만7724명)이다. 요컨대 경마공원역의 무임승차 관련 지표는 '전체 호선' 역이 아닌 '4호선' 역으로 범위를 좁히고, '인원'이 아닌 '비율'을 지목해야만 더 도드라진다는 것이다.
대한노인회도 지난 26일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며 "경마장에 가서 도박이나 즐기는 것으로 모함해 정년퇴직 후 소득이 없어 하루종일 빈 상자를 모아 9000원 내외를 벌고, 한 달에 27만 원을 받는 공공형 일자리도 못 구해 애태우는 OECD 국가 중 빈곤율 1위인 노인들을 돈과 시간이 많아 경마장에 도박이나 하러 다닌다고 악의적인 모략 발언을 내뱉은 이준석의 패륜적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비판했다.
대한노인회는 "경마공원역은 화·수요일에는 '바로마켓'이라는, 전국 곳곳에서 생산자들이 직판매를 하러 오기 때문에 상품들이 신선하고 합리적(인 행사가 있는 곳)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고 노인들도 많이 오는 곳이며, 근처에 서울대공원이 있어 교외로 몰리는 곳"이라며 "의도적인 거짓 선동으로 청년층을 부추겨 노인층과 갈라치기해 득을 보겠다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이성과 정도를 내팽개친 이준석에게 건전한 정치풍토를 위해 정계를 떠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상책이라고 충고한다", "정치권에서 스스로 물러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라고 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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