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90분 지나서 무려 3골! 끝날 때까지 공격한다! '늪축구' 호주 뚫을 역대급 공격진

조용운 기자 2024. 1. 3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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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반 추가시간까지 득점력을 발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 후반 추가시간까지 득점력을 발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화력은 확실히 역대급이다. 불안불안한 행보지만 클린스만호의 공격진은 언제라도 상대를 뚫을 줄 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또 하나의 극장 드라마를 선보였다. 31일 카타르 알 라이안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어냈다.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역력했다. 조별리그에서 기대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준 탓에 만만치 않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서는 변칙을 꺼냈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 후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스리백 카드를 본선 무대에서 활용할 정도로 급박하다는 인상을 줬다.

급조된 카드는 확실히 완성도에서 떨어졌다. 후방에 숫자를 많이 둬서 안정감 있는 전반을 보냈지만 정작 공격 전개에서는 빌드업 방식과 방향이 약속되어 있지 않은 듯 허둥댔다.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하며 탁월한 결정력을 활용하려 했으나 정돈된 플레이 방식이 없다보니 기회를 만들기 어려웠다.

그러다 한 방을 세게 맞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에 실점했다. 패색이 짙어졌다. 후반 들어 황희찬과 조규성을 투입해 기존 포백으로 바꾸면서 점차 분위기를 가져왔다. 흐름이 넘어갔다고 판단한 사우디아라비아는 무게 중심을 뒤에 두기 시작했다.

▲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2023 AFC 아시안컵 8강에 진출한 클린스만호 ⓒ대한축구협회
▲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2023 AFC 아시안컵 8강에 진출한 클린스만호 ⓒ대한축구협회

대표팀은 쉴 새 없이 몰아쳤다. 굳히기에 들어간 사우디아라비아는 좀처럼 뚫리지 않았다. 아메드 알카사르 골키퍼의 선방쇼에 막혔고, 페이스를 끊으려는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의 돌아가며 드러눕는 침대 축구에 시간만 흘러갔다. 조규성의 결정적인 헤더가 크로스바를 때려 탄식했다.

0-1로 정규시간을 모두 보낸 클린스만호는 패색이 짙어졌다. 추가시간으로 10분이 주어졌다. 대한민국은 전원 사우디아라비아 진영으로 올라갔다. 설영우와 김태환의 좌우 크로스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계속 괴롭혔다. 그마저도 9분이 흐른 시점에 기적이 펼쳐졌다. 김태환이 왼발로 올려준 크로스를 설영우가 머리로 문전에 우겨넣었고, 알카사르 골키퍼 손을 넘긴 볼을 조규성이 헤더골로 연결해 1-1을 만들었다.

이에 힘입어 대한민국은 연장전을 주도했고, 기세를 바탕으로 승부차기에서 손흥민, 김영권, 조규성, 황희찬이 모두 성공했다. 조현우 골키퍼도 사우디아라비아의 2, 3번 키커의 슈팅을 모두 막아내며 4-2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2023 AFC 아시안컵 8강에 진출한 클린스만호 ⓒ대한축구협회
▲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2023 AFC 아시안컵 8강에 진출한 클린스만호 ⓒ대한축구협회

이번에도 후반 끝나기 전에 골을 터뜨렸다. 벌써 3경기 연속 후반 추가시간 득점이다.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에 1-2로 끌려갈 때 황인범이 91분 자책골을 유도하는 날카로운 슈팅으로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종료 직전 실점으로 다잡았던 경기를 놓치기도 했던 말레이시아전도 3-2 다시 앞서가는 득점을 손흥민이 94분에 터뜨렸다. 마지막까지 두들겨 페널티킥을 얻어낸 집중력이 발단이 됐다. 상대가 한층 어려워진 사우디아라비아전도 조규성이 99분에 골망을 흔들었다.

클린스만호가 집중했을 때 얼마나 득점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회 전부터 빅클럽 유럽파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공격진에 엄지를 치켜든 이유다. 실제로 이번 대회 4경기 동안 9골을 폭발했다. 실점이 7골에 달해 안정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흠이지만 어느 시점에라도 골을 기대할 대표팀임에 틀림없다.

이제 대한민국은 호주를 만난다. 내달 3일 알 와크라의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8강전을 펼친다. 체력이 변수다. 대한민국은 조별리그부터 주전들을 3경기 모두 돌렸다. 그리고 호주보다 이틀 늦게 16강을 치렀다. 더구나 연장 승부로 체력이 고갈됐다. 반대로 호주는 조별리그 최종전에 여유로운 로테이션 이후 16강도 90분 내에 끝냈다. 8강까지 무려 닷새의 휴식시간도 가졌다.

▲ 클린스만호의 8강 상대는 수비가 강한 호주다.
▲ 클린스만호의 8강 상대는 수비가 강한 호주다.

호주는 이번 대회 공격은 아쉽지만 수비가 단단하다. 4경기 동안 1실점이 전부다. 개인 기량은 대한민국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어린 선수들이 많다. 평균연령도 대한민국이 27.5세로 전체 참가국 중 8번째로 높은 반면 호주는 26.5세로 10번째로 낮은 축에 속했다. 대표팀의 고참이 주로 미드필드와 수비진에 배치됐기에 호주의 파릇파릇한 공격진의 속도를 감당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어쩌면 클린스만호는 8강에서도 난타전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1실점의 늪축구 호주를 뚫느냐가 관건이다. 이런 점에서 90분 넘어서도 골을 반복해서 터뜨리는 클린스만호의 공격 집중력은 믿어볼 만한 제1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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