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시장 돌파구 '배터리 구독'···기아, 니로택시에 연내 도입

노해철 기자 2024. 1. 3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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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이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물며 성장 둔화세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요를 끌어내기 위한 전기차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기아는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로 배터리 구독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기아는 올해 EV3·4 등 보급형 전기차에 더해 하반기 배터리 구독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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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초 국내서 서비스
배터리 값 제외하고 차량 판매
초기 구입비용 낮춰 수요 촉진
교체식으로 충전 불편도 해소
0.07% 저성장시장 반전 노력
[서울경제]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이 사실상 답보 상태에 머물며 성장 둔화세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요를 끌어내기 위한 전기차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기아는 국내 완성차 업계 최초로 배터리 구독 서비스 출시를 예고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전기차 판매 시 배터리를 뺀 값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3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수입차 포함)은 15만 8009대로 전년보다 0.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년 대비 매월 평균적으로 9대도 못 미치는 전기차가 더 팔리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겨우 면한 것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상황이 반전됐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9만 7032대에서 2022년 15만 7906대로 62.7% 증가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인한 높은 비용 부담, 안전 및 충전 인프라 부족에 따른 소비자 불안감 등이 겹치며 급격한 수요 둔화로 나타났다. 또 전기차 초기 단계에 구매에 적극적인 얼리어댑터의 수요가 점차 충족되면서 과거와 같은 시장 성장을 끌어내지 못했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전기차 시장 침체는 더욱 빠른 편이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지난해 전기차 내수 판매량은 총 668만 6000대로 전년보다 24.6% 증가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미국은 같은 기간 49.2% 늘어난 111만 5633대의 전기차 판매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의 최대 화두는 단연 ‘가격경쟁력’ 확보다. 완성차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의 보급형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며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기아는 올해 EV3·4 등 보급형 전기차에 더해 하반기 배터리 구독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는 전기차 가격의 40% 비중인 배터리 값을 제외한 가격으로 구입하는 대신 매월 구독료로 배터리 가격을 지불하면 된다.

이 서비스는 전기차 구매 부담뿐만 아니라 차량 유지비를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전체 잔존 가치 중 구독 기간의 가치에 대해서만 비용을 내면 되기 때문이다. 전기차를 중고차로 넘길 때도 수명을 다한 배터리를 포함하지 않아 유리한 조건에 처분할 수 있다.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충전 불편을 해소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억 9300만 달러에서 2027년 4억 7900만 달러로 연평균 25.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는 택시 전용 목적기반차량(PBV)인 ‘니로플러스’ 전기차에 해당 서비스를 우선 도입한다. 4000만 원 후반대인 니로 플러스는 현재 보조금을 받아 3000만 원 중후반에 살 수 있는데 약 2000만 원의 배터리 비용을 빼면 1000만 원대로 가격이 낮아진다. 업계에서는 내년 출시하는 첫 중형 PBV인 ‘PV5’ 등 도입 모델의 확대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다만 기아 측은 “현재 니로 플러스를 대상으로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으로 다른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상황에서 배터리 구독 서비스는 진입 문턱을 낮추면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아직 국내 소비자는 차량에 대한 소유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구독료를 최대한 낮추는 등 소비자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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