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가르는 가치… 지방 분양시장 흥행 키워드 `거거익선`
우수한 상품성, 풍부한 수요, 합리적인 관리비 등 여러 요인 맞물린 결과로 풀이돼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크면 클수록 좋다'는 뜻의 '거거익선'이 대세 키워드로 급부상하면서, 대단지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 가치를 비약적으로 높이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등 가격 상승 기대감이 큰 랜드마크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시장 및 부동산 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31일 부동산 R114 자료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수도권 지역을 제외한 지방에서 분양한 1000가구 이상 아파트는 20개 단지로, 1만9486가구 모집에 19만8219건이 접수돼 평균 10.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300가구 미만(43개 단지) 4117가구 모집에 1만4588명이 몰려 평균 3.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3배 가량 높은 수치다.
가격 오름세 측면에서도 대단지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 R114를 통해 최근 5년(2019년 1월~2023년 12월) 간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확인한 결과 1500가구 이상 아파트는 46.65%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어, 700~999가구(31.63%), 1000~1499가구(29.97%) 등 순으로 올랐다. 반면, 이 기간 500~699가구(27.69%), 300가구 미만(25.81%), 300~499가구(22.38%) 등은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크지 않았다.
아울러, 개별 단지를 중심으로 한 몸값 오름세도 눈에 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북 전주시 완산구 소재 '서신 아이파크 e편한세상(1390가구)' 전용 84㎡ 타입은 지난해 1월 4억53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12월에는 8500만원 오른 5억3800만원에 손바뀜됐다. 경북 경산시 소재 '펜타힐즈더샵1차(1696가구)' 전용 84㎡ 타입 역시 올 1월 4억3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는 앞서 지난해 1월 거래된 3억4900만원 대비 8600만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이처럼 대단지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우수한 생활 인프라가 첫 손에 꼽힌다.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면 단지 주변으로 근린생활시설을 비롯해 버스정류장, 대형마트 등 각종 편의시설이 빠르게 구축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발 부지의 5% 또는 가구당 3.3㎡ 이상을 의무적으로 공원이나 녹지 등으로 조성해야 하는 만큼, 주거환경도 쾌적하다.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관리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대단지의 인기 요인으로 거론된다. 공동주택 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1000세대 이상 아파트의 ㎡당 공용관리비는 1072원으로, 150~299세대의 1278원과 비교해 200원 이상 저렴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대단지 아파트는 활용할 수 있는 부지면적이 넓어 규모에 걸맞은 조경 및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기 용이한 데다, 단지 주변으로 각종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되는 등 지역가치를 높이는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며 "특히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부동산 호황기에는 상대적으로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대세하락기에도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 수요자들 사이에서 '스테디셀러'로 통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분양을 앞둔 대단지 아파트에 이목이 쏠린다.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은 2월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일원에서 감나무골 주택재개발 사업을 통해 '서신 더샵 비발디'를 선보일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28개동 아파트 전용 34~120㎡ 총 1,914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 59~120㎡ 1,22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지난 2000년 이후 전주시에 공급된 단지 중 최대 규모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단지 내 조경시설에는 네이처 테라스, 스플래시 가든, 산수정원 등 특화 정원이 마련되며, 지상은 차 없는 공원형 아파트로 구현된다. 이밖에 실내러닝트랙과 GX룸을 갖춘 피트니스센터를 비롯해 실내골프연습장, 작은도서관·키즈룸·스튜디오 등의 원스톱 문화공간 카페, 스터디북카페, 프리미엄 안심보관센터 등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도 조성된다.
장환순기자 jangh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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