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알라이얀] '비판 타킷' 1·2호의 합작골..."규성이와 나 모두 힘들었는데 죽으란 법 없었다" 설영우의 고백
[마이데일리 = 알라이얀(카타르) 최병진 기자] 설영우(25)가 힘든 상황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두 팀의 경기는 연장전까지 1-1로 진행됐고 승부차기에서 한국이 4-2로 승리했다.
한국은 이날 3백을 가동했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키며 김영권, 김민재, 정승현이 수비진에 위치했다. 설영우, 황인범, 이재성, 김태환이 가운데에 포진되며 정우영, 손흥민, 이강인이 공격을 이끌었다.
한국의 기적과 같은 승리다. 사우디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라디프의 득점으로 리드를 잡았다. 이후 한국의 공격을 막아내며 추가시간에 돌입해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8분, 한국의 극장골이 터졌다. 김태환이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침투하던 설영우가 헤딩으로 볼을 다시 가운데로 보냈다. 조규성은 이를 놓치지 않고 머리로 연결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졌고 조현우가 사우디의 킥을 연달아 막아내면서 한국이 8강 진출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설영우는 ‘3백’에 대해 “나에게 생소한 포지션이었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비디오 분석관 선생님이랑 코칭스태프랑 분석을 하면서 준비를 했다. 사우디가 어떻게 플레이를 하는지를 살펴보면서 스태프가 3백을 결정했다. 우리끼리도 미팅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반전에 동점골을 위해 4백으로 변화를 주고 경기력이 살아난 부분에 대해서는 “3백에서도 크게 문제가 있지 않았다. 다만 4백을 계속 사용했었기 때문에 더 제 자리를 찾은 느낌이었고 편안하게 플레이를 했다”고 덧붙였다.
득점 장면을 함께 만든 설영우와 조규성은 대회 시작 후 많은 비판을 받은 선수들이었다. 조규성은 득점을 터트리지 못하면서 주요 타깃이 됐고 설영우도 말레이시아전에서 실수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설영우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시간이 굉장히 길었다. 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경기 후로 미뤘고 뛸 때는 무조건 이긴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규성이가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사실 나도 힘든 시기를 계속 보냈다. ‘죽으라는 법은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한국은 3일 인도네시아를 꺾고 올라온 호주와 8강전을 갖는다. 호주는 28일에 16강전을 치러 한국보다 이틀이나 더 쉴 수 있는 상황이다. 연장전을 소화한 한국에게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설영우는 “체력적인 부분을 떠나서 대표팀은 나에게 너무 간저절한 자리다. 이 자리를 끝까지 지켜내고 싶다.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힘들어도 이 자리를 위해 계속 뛷ㄹ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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