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이 써 내려갈 대기록들[스경X도하]

박효재 기자 2024. 1. 3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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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손흥민이 공을 쫓고 있다.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살 떨리는 승부에 지나칠 뻔한 대기록이 하나 있다.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2023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전 출전으로 아시안컵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 그가 써 내려갈 대기록에 이목이 쏠린다.

손흥민은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16강전에 출전하면서 아시안컵에서만 16경기째 출전했다. 이영표가 선수 시절 세운 16경기와 동률이다. 대표팀은 사우디전 승리로 8강에 올랐는데, 이 경기에 출전한다면 한 경기를 추가해 단독으로 최다 출장 기록을 세우게 된다.

손흥민은 2011년 카타르 대회 때 처음으로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그는 막내로 합류한 첫 대회부터 조별리그 인도전 골로 아시안컵 역대 최연소 득점자로 올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준우승까지 올랐던 2015년 호주 대회, 2019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를 거쳐 이번 카타르 대회까지 4개 대회 연속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 사이 막내에서 팀의 주축 선수로 발돋움해 주장 완장까지 찼다.

이번 대회를 통해 득점왕에 오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21~2022시즌에 23골을 넣으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EPL 득점왕 대기록을 썼다. 이번 시즌도 20경기 만에 12골을 올리면서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고 있다. 그의 마무리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 평가를 받는다.

이번 대회에서는 현재까지는 2골로 득점 공동 6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특유의 몰아치기 능력을 발휘한다면 충분히 득점왕 탈환도 노려볼 만하다. 앞서 6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던 이라크의 아이멘 후세인(알쿠와 알자위야)은 16강 탈락으로 득점 행진이 멈춰 섰다. 그 뒤를 8강에 선착한 카타르의 아크람 아피프(알사드·4골), 대표팀 후배 이강인(파리 생제르맹·3골) 등이 잇고 있다. 격차가 크지 않고 대표팀에서 손흥민이 페널티킥(PK)을 전담하고 있는 만큼, 상위 라운드로 진출하고 필드골만 터져준다면 득점왕도 노려볼 만하다.

무엇보다 손흥민에게 간절한 기록은 아시안컵 우승이다. 손흥민은 2015년 호주 대회에서 눈앞에서 우승을 놓친 적이 있다. 개최국 호주와 결승에서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 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지만, 연장 후반 종료 직전 통한의 역전 골을 내줬고 손흥민은 아쉬움에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당시 아쉬움을 털고 한국에 64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안긴 주역으로 다시 우뚝 설 수 있다.

손흥민의 나이나 대표팀 전력을 생각하면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으로 우승 도전이 될 지도 모른다. 손흥민은 4년 뒤면 36살이다. 그때까지 지금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여기에 대표팀은 현재 EPL에서 손흥민과 득점 선두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황희찬(울버햄프턴),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구단 바이에른 뮌헨의 주축 센터백, 프랑스 리그1 명문 구단 파리 생제르맹에서 주전 자리를 꿰찬 이강인까지 어느 대표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기량을 갖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손흥민에게 이번 대회가 더욱더 간절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도하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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