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봉사 활동한 황영옥씨...3명 살리고 하늘의 천사로

구아모 기자 2024. 1. 3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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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장기기증자 황영옥씨의 생전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10년 넘게 봉사활동을 해왔던 병원에서 갑자기 쓰러진 60대 여성이 장기기증을 통해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문인성)은 작년 12월 8일 인천성모병원에서 황영옥(69세)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간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31일 밝혔다.

기증원에 다르면, 황씨는 작년 12월 5일 10년 넘게 병간호 봉사활동을 해온 인천성모병원에서 봉사 하기 전 들른 화장실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쓰러진 즉시 응급실로 이동하여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황씨의 가족은 의료진에게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곤 “남을 돕기 위해 봉사를 하려다 떠나게 됐기에 아픈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장기기증을 하면 좋겠다”며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

경북 영주에서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황 씨는 활발하고 사교성이 좋았고, 주변 사람에게 나누고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동생 황영희씨의 권유로 20년 전부터 노인복지회관과 병원 병간호 자원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황영희씨는 “어머니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돌아가셔서 언니가 학비도 내주고 친엄마처럼 돌봐줬다”며 “어려운 살림에도 늘 가족과 남들을 돕던 착한 언니였기에 더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하늘에 있는 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황영희씨는 “언니, 같이 여행 가자고 했는데 내가 일한다고 나중에 가자고 한 것이 너무나 미안해”고 했다. 이어 “하늘나라에서는 고생하지 말고, 언니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어. 엄마와 먼저 만나서 잘 지내고 있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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